"아무리 능력위주로 평가한다지만 후배가 선배보다 봉급을 더 많이
받아서야..."

공무원들은 내년부터 고위직을 외부 전문가에 개방하고 연봉제와 성과급제를
전면 도입키로 한 인사제도 개혁방안에 대해 찬성반 우려반의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고위공무원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낸 반면 하위직에선 찬성이 많았다.

일부 하위직에선 "철밥통"으로 불리던 공직사회에 경쟁원리가 도입되는
것을 적극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공직자들은 조직문화가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만
바꾼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공무원 인사제도 개혁방안이 발표된 28일 과천 관가의 공무원들은 앞으로의
공직생활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4급이상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앞으로 외부전문가와 경쟁을 해야한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재정경제부 C과장은 "능력위주로 가자는 취지는 좋지만 그만큼 조직 문화가
뒤받침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라며 "외부전문가들이 조직에서 따돌림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공무원이라는 직업은 특정분야의 전문가보다는
제너럴리스트가 바람직하다"며 "외부에서 박사나 전문가들이 온다고 해서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실.국장의 30%를 개방하더라도 이같은 공직사회 특성상 실제로
외부전문가가 영입되는 사례는 극히 적을 것이라는 전망했다.

또 경쟁원리 도입차원에서 실시되는 연봉제나 성과급제에 대해서도 현실성이
없는 정책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연봉제나 성과급제는 부처 장관이나 상관에게 무조건 복종을 요구하는
굴레나 다름없다"

"소신있게 정책제안을 하는 공무원을 앞으로 보기 힘들 것"(재경부 K국장)
이라는 지적이었다.

따라서 새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려면 객관적이고 투명한 평가절차가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5급이하 공무원들은 이번 제도 개혁으로 공직사회의 경직성이 완화되고
능력위주의 인사제도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였다.

산업자원부 Y사무관은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풍토가 앞으로는 능력위주로
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김준현 기자 kimj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