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뉴욕대 등 미국 동부지역 대학 관계자들이 한국을 다녀갔다.

그들은 동국대와 회계사 교육과정등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공급하는 문제를
상의했다.

동국대는 또 중국 북경대로부터 동국대에 북경대 한국분교설립 제안을
받았다.

인문 사회과학분야에 중점을 두고 한국에 분교를 운영하면 국내에서
경쟁력이 있다는 게 북경대의 제안이유였다.

성균관대도 얼마전 미국 유럽 등의 유수한 대학들로부터 공동캠퍼스를
설립하자는 제안을 받고 타당성을 검토중이다.

이중 일부 미국 대학은 서로의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을 융합시켜 공동
캠퍼스의 교육과정에 활용하자는 구체적인 협력방안까지 제시하고 있다.

올들어 상당수의 서울소재 대학들에는 국내진출을 추진하는 외국대학들로
부터 제휴하자는 제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외국대학들의 국내진입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이다.

외국대학들의 국내진입을 위한 시도는 특히 대학의 구조조정바람과 맞물려
활발해지고 있다.

대학관계자들은 99년부터 외국대학과의 제휴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교육시장이 개방돼 외국대학들이 자유롭게 국내에 대학을
설립하거나 인수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외국대학과의 제휴 및 협력외에 별다른 생존책을 찾을 수 없다는 점도
국내대학들의 "적과의 동침"을 가속화시키는 주요인이다.

그동안 많은 대학들이 몸집 부풀리기에 치중해왔다.

그러다보니 대학마다 특성이 없을 뿐아니라 필요로 하는 인재를 배출하지
못한다는 비판의 소리가 높아졌다.

풍부한 재정, 우수한 교수진, 첨단교육프로그램 등으로 무장한 외국의
유수대학들에게 적수가 못한다.

대학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경쟁력이라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세계 1백대 랭킹에 드는 국내 대학이 한 곳도 없다.

이것이 우리 대학의 현주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IMF체제로 많은 대학들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대학과의 제휴는 최소의 비용으로 경쟁력을 강화할수
있는 최상의 선택이다.

이화여대는 미국 대학들과 경영대학원강의를 국제화상 강의시스템을 통해
들을수 있도록 협력계약을 추진중이다.

성균관대는 미국 카네기멜른대등 외국 5개대학과 제휴를 맺고 영상교육
시스템을 통한 가상대학에 99학년도부터 교육 프로그램을 공급받기로 했다.

올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경영전문대학원(MBA) 과정에도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계약을 체결,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교환하고 있다.

대학들의 제휴는 해외대학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최근에는 국내대학간의 제휴도 활발하다.

그야말로 적과의 동침이다.

동국대는 불교학이 가장 경쟁력을 갖춘 분야로 보고 고대 법학과, 한양대
이공분야와 계약을 맺고 3분야의 교수들을 공동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물색중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최근 서강대 자연과학대학원과 제휴를 맺고 올해말부터
양 대학의 시설기자재를 공동으로 사용키로 했다.

이현청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사무총장은 "대학간 전략적 제휴는 구조조정의
초기단계에 일어나는 현상이라며 앞으로 대학간 인수 합병(M&A) 등이
거세지면 소수의 경쟁력있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류성 기자 sta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