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군의 직계종손이 4년여의 재판끝에 선대 묘역의 땅 7천여평을 되찾았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박영무 부장판사)는 28일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상속자인 4대 종손 이모(62)씨가 운현궁 집사에 의해 빼돌려진 경기 남양주
일대 토지를 돌려달라며 유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소유권 이전등기 말소
청구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대원군 4대종손 이씨는 상속받은 막대한 토지유산을 "운현궁 마마"로 불렸던
어머니 박씨(95년 사망)에게 맡기고 53년 17세의 나이로 미국유학을 떠났다.

이씨는 지난 91년 40년의 미국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한 뒤 대원군 묘소가
있는 경기도 남양주군 임야 7천여평이 관리인에 의해 처분됐거나 명의가
변경된 사실을 알게 됐다.

철종임금의 부마 박영효의 손녀로 조선조 왕실생활에만 익숙했던 박씨가
세상물정에 어두운데다 고령으로 사리분별까지 못하자 집안대소사를 꾸려온
집사 등이 재산을 빼돌린 것.

이씨는 곧바로 집사 한씨를 해고한 뒤 대원군 땅찾기 소송에 착수했으나
지난 96년 1심에서 패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집사 한씨가 원고명의의 매매계약서를 위조해 재산을
임의 처분한 점이 인정되는 만큼 토지매매 계약이나 소유권이전 등기는 모두
무효"라고 판결, 유산을 되찾게 했다.

< 손성태 기자 mrhan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