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회사나 증권사가 파는 수익증권이 IMF체제이후 고수익 재테크
수단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이달들어 지난 21일까지 팔린 수익증권만 해도 21조원어치나 된다.

일반인 사이에도 이제 "수익증권"은 결코 낯선 용어가 아니다.

기업체의 일시 여유자금도 수익증권으로 이동하고 있다.

심지어 은행 등 금융기관까지 수익증권으로 돈을 굴리고 있다.

재테크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고 안전성도 어느정도 갖춘
금융상품이라는 인식 때문에 수익증권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수익증권 판매를 주도하는 증권사는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형증권사의 경우 수익증권 수수료가 주식브로커 영업 약정수수료를 능가할
정도다.

<> 수익증권의 매력 =수익증권이 고수익 재테크수단으로 각광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금융상품보다 금리가 다소 높다는 데 있다.

현재 1년짜리 은행정기예금은 9.5%정도인데 비해 1년짜리 수익증권은
10.5%수준이다.

특히 금리하락기에는 수익증권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대규모 자금(펀드)으로 채권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이
시중금리의 하락속도 보다 느린 특징이 있다.

최근 금리가 급락하자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앞다퉈 수익증권에 자금을
맡기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안전성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은행의 실적배당 상품과 수익증권은 예금자보호대상이 아니다.

잘못되면 원리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는 얘기다.

퇴출은행의 실적배당상품이 원리금 지급문제를 놓고 정부와 인수은행이
티격태격한 것을 상기해보면 된다.

이 와중에 은행신탁에 들어왔던 일부자금이 수익증권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그러나 수익증권이 예금자보호대상에 제외됐다고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고객재산을 보호하는 별도의 장치가 마련돼 있다.

법적으로 투신사는 고객돈을 회사돈 마냥 마음대로 쓰지 못하도록 돼 있다.

고객이 돈을 맡기면 그 돈은 곧바로 수탁회사인 은행으로 들어간다.

은행은 투신사의 지시로 산 유가증권을 다시 증권예탁원에 보관한다.

투신사가 문을 닫는 최악의 경우라도 투자자들은 채권이나 어음 등
유가증권은 건질수 있다는 이야기다.

<> 얼마나 팔리나 =지난해말 86조원이었던 수익증권 판매규모는 지난 21일
현재 1백80조원을 넘어섰다.

퇴출은행의 충격이 가시화된 7월부터 수익증권으로 시중자금이 집중되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7월이후 월평균 15조원씩 증가했다.

이달들어서만 벌써 21조원이 수익증권으로 몰렸다.

수익증권 판매는 대기업그룹 계열 증권사가 주도하고 있다.

종전에는 투신사가 독점하다시피했다.

금융혼란기에 투자자들이 비교적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그룹계열 증권사를
찾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우 현대 삼성 LG증권 등 4개사의 판매 실적만 현재 70조원을 넘는다.

한국투신 대한투신 국민투신 등 기존 투신사들은 자산운용의 "전통"과
기존 영업기반을 내세우며 자금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단기수익증권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새로운 변화다.

지난해말 6개월미만의 단기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불과했으나
최근 55%로 확대됐다.

장기자금으로 묻어두기 어려운 은행이나 법인자금이 대거 몰린 탓이다.

IMF체제이후 금융시스템 불안과 그에 따른 금리급변을 의식해 돈을 단기로
운용하는 일반투자자도 늘고 있다.

<> 실적배당의 원조 =수익증권을 금리가 높은 확정 저축예금으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투자신탁이라는 말에서 알수 있듯 "믿고 투자를 맡기는" 상품이다.

돈을 넣는 투자자가 결과도 책임지는 상품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
대상에서도 제외돼 있다.

그래서 상품을 고르거나 거래회사를 선택할때는 항상 신중을 기해야 한다.

< 장진모 기자 j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