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에 대한 전망이 분분한 가운데 미국 기업들의 3.4분기 결산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와 정면충돌한 금융업계는 예상대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다른 기업들은 경영실적이 예상보다는 양호한 것으로 밝혀져 명암이
엇갈렸다.

업종별로는 자동차 컴퓨터 가전등 제조업의 호조가 두드러졌다.

뉴욕 주식시장도 금융부문 이외 기업들의 기대밖 선전에 힘입에 상승세를
탔다.

<> 금융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채권거래에서 엄청난 손실을 낸데다
헤지펀드에 대한 융자를 회수하지 못하는등 여러가지 악재가 겹치면서
대부분 작년 3.4분기보다 순익이 급격히 감소했다.

대규모 적자를 낸 곳도 상당수였다.

뱅커스트러스트의 경우 올 3.4분기의 적자가 4억8천8백만달러에 달했다.

작년 같은기간(2억4천6백만달러 순익)이나 2.4분기(1억6천4백만달러 순익)
에 비하면 극도로 부진한 성적이다.

미국 은행업계 7위인 리퍼블릭 뉴욕은행도 9천2백7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
했다.

뱅크아메리카는 순익이 80%나 급감해 데이비드 쿨터회장이 사퇴하기도 했다.

이밖에 JP모건의 순익이 60.6%나 줄어들었고 메릴린치는 67.3%, 시티그룹은
60.6%가 감소했다.

체이스맨하탄도 순익이 15%가량 감소했다.

이같은 경영실적은 91년 경기침체기 이후 최악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지적
했다.

이에따라 은행들은 앞으로 신흥시장에서 영업을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자동차 =두달여에 걸친 파업에 시달린 제너럴모터스(GM)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호조를 유지했다.

아시아지역의 경제위기로 이 지역에 대한 판매가 상당히 부진했지만 미국과
유럽시장에서의 판매상황이 좋아 전체적으로는 실적이 호전됐다.

크라이슬러의 경우 순익이 무려 54%나 늘어 3.4분기를 기준으로 보면
사상최고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포드도 순익이 11% 늘어났다.

반면 GM은 파업에 따른 타격으로 8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 컴퓨터 =역시 아시아 지역의 매출이 부진했지만 다른 지역에서 부진을
만회했다.

세계 최대 컴퓨터업체인 IBM은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순익이 9.9% 증가했다.

소프트웨어(SW) 업계의 제왕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98" 판매로 무려
1백54%의 순익 증가율을 올렸다.

유니시스와 선마이크로시스템 등도 각각 90%와 50%씩 순익이 늘어났다.

<> 기타 =아메리칸홈 브리스톤 등 주요 제약업체들은 신약매출이 크게
늘면서 순익이 8~42% 가량 늘어났다.

또 월풀이 35%의 순익 증가를 기록하는 등 가전업체들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햄버거 업체인 맥도널드는 유통혁신 등 구조조정으로 순익이 7% 증가해
부진을 만회했다.

반면 최대 곡물유통업체인 카길은 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순익이 96%가
줄었다.

< 한우덕 기자 woodyha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