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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창간 34돌] 뉴프런티어 : 남북경협 ..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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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교역 분위기는 어느때보다 좋아졌다.

    정치적 여건에 비춰 그렇다.

    "햇볕정책" "정경분리"라는 새정부 정책이 경협 걸림돌을 적잖이 걷어냈다.

    정부는 "4.30 남북경협 활성화 조치"에서 대북 접촉이나 방북에 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국내 반입때 승인을 받는 품목수를 줄였으며 대북한
    투자규모제한도 완전히 없앴다.

    북한도 올들어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소떼 방북, 현대와 통일그룹에 대한 금강산 관광
    사업 허용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겉 모양새만 보면 남북교역이 매우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자연스레
    불러올 정도다.

    <> 감소추세인 교역규모 =정치적 교역여건은 크게 개선됐지만 남북교역
    물량은 오히려 줄고 있다.

    올들어 지난 8월말까지 북에서 반입된 물품은 5천2백31만3천달러어치.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억3천3백25만1천달러어치와 비교하면 60.7% 줄었다.

    이 기간중 북으로 들어간 물품도 지난해 동기대비 15.2% 감소한
    6천3백93만3천달러어치로 집계됐다.

    상대적으로 반출량 감소율이 낮은 것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를 통해
    기자재, 대북 식량지원, 임가공용 섬유 원부자재 등이 북한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반출량이 줄어든 것은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북한의 구매력을 감안할 때 그렇다.

    하지만 반입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남북경협은 북한의 값싼 노동력으로 가격경쟁력이 있는 제품을 만들자는
    데서 출발했다.

    따라서 국내로 들어오는 제품이 줄어든다는 것은 남북교역의 위축을
    반증하는 징표인 셈이다.

    반입규모는 지난 95년 2억2천2백만달러어치로 정점을 기록한 뒤 계속
    감소일로를 걷는 추세다.

    <> 왜 줄어드나 =남북 교역규모가 위축된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IMF한파가
    꼽힌다.

    IMF체제로의 편입은 교역 임가공 투자 등 남북경협 전반에 걸쳐 핵문제 등
    과거 어떤 변수보다 강력한 영향을 발휘하고 있다.

    북한에서 들여오는 제품들은 모두 달러화로 결제된다.

    IMF사태이후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한 만큼 국내 기업의
    부담도 커지게 됐다.

    북한에서 제품을 들여오는데 따른 메리트, 즉 가격경쟁력이라는 비교우위가
    사라지게 됐다는 얘기다.

    여기에 외환위기로 국내기업 전반에 번진 달러화 보유심리도 북한물품
    반입기반을 잠식해 버렸다.

    IMF한파는 남북경협의 연결고리마저 끊어 놓았다.

    국내기업들은 단기적인 이윤보다 시장확보라는 중장기 전략에 따라 북한에
    진출해 왔다.

    그러나 IMF체제 이후 구조조정 압력이 거세지며 자신들의 장래조차 불투명
    해짐에 따라 중장기 전략에 쏟아부을 여력이 없어지게 됐다.

    신규투자가 제대로 이뤄질 리가 없는 것이다.

    물론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늘고 임금수준도 낮아져 국내시장 자체가
    침체된 점도 남북 교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 돌파구가 필요하다 =IMF체제가 아니었더라도 남북교역은 한계에 왔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남북한 순수교역은 이제 추가로 확대될 여력이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 북한에서 반입되는 물품규모가 줄어든 것은 IMF훨씬 이전인 96년부터
    였다.

    종합상사 관계자들은 "북한이 비철금속 금괴등을 환금성이 높다는 이유로
    다른 나라에 팔면서 남북 교역규모가 부쩍 줄었다"고 말한다.

    북한이 공급하는 상품이 그만큼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바꿔말하자면 북한의 생산기반이 취약하다는 말이기도 하다.

    따라서 남북교역이 확대되려면 북한 내부에 튼튼한 수출기반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이 전제가 된다.

    북한내 임가공도 이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에서 들여온 제품을 소화해 내는 길은 내수와 수출.

    국내 시장은 경기침체로 50%이상 구매력이 줄어든 상태다.

    수출여건도 좋지 않다.

    미주시장의 경우 북한이 적성국으로 분류돼 개도국 특혜관세를 받기 힘들다.

    북한은 WTO 등 국제무역기구에 가입하지 않고 있어 유럽 일본 캐나다
    시장에서도 관세혜택이 어렵다.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표적 임가공 업종인 의류가 큰 신장세를 못 보이는 것은 이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역규모가 작으면 수송비가 올라간다.

    현재 북한에 들어가는 배는 벌크와 컨테이너를 반반씩 싣는 형태다.

    물동량이 적어 컨테이너 전용선박이 아닌 다목적용 선박이 다니는 것이다.

    때문에 컨테이너 1개에 드는 운송비는 서울~LA보다도 비싼 2천2백달러에
    달한다.

    저임으로 낮춘 제품단가를 운송비로 날려버리는 셈이다.

    현재 북한의 생산기반 구축을 위해 남한내 유휴설비를 이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추산에 따르면 IMF이후 중소기업 연쇄도산과 내수부진에
    따른 공장가동률 저하로 남아돌거나 쉬고 있는 산업설비는 올해말 기준으로
    대략 32조3천7백93억원.

    과잉설비 처리여부가 기업 구조조정의 관건으로 부각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들 자산이 해외에서 헐값으로 매각되고 있어 국부유출까지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노동집약적 사양산업 설비를 북한으로 이전시켜 값싼 노동력과
    결합하면 교역도 늘리고 우회수출 기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설비이전 방안도 북한투자에 따른 불투명성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여전히 숙제로 남는다.

    북한을 세계무역질서의 흐름속으로 끌어내는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각국의 무역장벽을 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예컨대 국제무역기구 가입
    등도 적극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다.

    < 박기호 기자 khpar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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