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금융기관이나 부실기업을 퇴출시킨 것은 팔당호를 오염시키고 있는
더러운 퇴적물을 치워내는 작업과 같습니다.

이제 팔당호로 들어오는 물을 깨끗히 하고 자정능력을 갖도록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고대 로마나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진나라는 새로운 도로를 건설
하는데 치중했습니다.

앞으로 해야할 기업개선작업이나 금융기관 경호력향상작업도 그런 맥락
입니다" (22일 오전 한국능률협회조찬 강연)

금융구조조정을 어느정도 마무리했다고 자평하고 있는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요즘 기업구조조정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강연에서도 기업구조조정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

특히 5대 계열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해당 계열과 주채권은행이 중심이 돼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을 통해
외국금융기관이 탐낼만한 우량기업 몇개를 만들어 내는데 애를 쓰고 있다.

정책의 현실성이 떨어진다거나 말만 앞선다는 거센 비판을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나면 5대 계열구조조정에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어느정도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김대중 대통령이 현장을 찾지 않는 장관을 호되게 나무랐지만 이
위원장은 일찍부터 은행을 찾아 기업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중소기업지원을
당부하고 있다.

지난 9월15일 제일은행을 시작으로 이달들어 7일 한일, 10일 조흥, 19일
외환, 21일 상업은행을 방문한데 이어 23일에는 서울은행을 찾아간다.

<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