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3차입찰 결과가 발표됐다.

현대자동차가 낙찰자로 선정됐으며 부채탕감요구액이 7조원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의 동의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낙찰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채권금융
기관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돌이켜보면 막대한 손실은 기아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채권단이
자초한 거나 다름없다.

채권단은 부실기업에 돈을 꿔준 잘못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질 생각은 않고
부채를 탕감해줄 수 없다고만 고집을 부린게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지난 1차 입찰때 응찰업체들은 3조원정도의 부채탕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
졌다.

그러나 채권단은 한푼도 깍아주지 않겠다고 했다.

2차때도 채권단은 2조9천억원을 탕감해주겠다고 했지만 응찰업체들은 5조원
이상을 원했다.

급기야 3차입찰에서 응찰업체의 요구수준은 7조원을 넘어섰다.

애시당초 1차때나 2차때 가장 적절한 조건을 제시한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
했다면 채권단은 손해를 덜 봤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감춰졌던 부채가 드러나 기아의 부채규모는 확대
됐고 응찰업체의 탕감요구액도 늘어나고 말았다.

특혜시비를 두려워해 절차의 투명성을 강조한 채권단의 입장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낙찰자와 추후협상을 벌이는 것은 국제적인 관례다.

채권단은 한푼이라도 더받겠다는 욕심으로 상황만 악화시켰다.

채권단의 뒤늦은 후회가 안타깝기만 하다.

정태웅 < 경제부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