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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19일자) 계열구조 기업자율에 맡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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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회있는대로 시장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정부가 대기업 계열사
    정리에까지 직접 나서겠다고 하니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 16일 5대그룹의 계열사구조를 빠른 시일내에
    주력기업 위주로 개편키로 하고, 이를 위한 3단계 추진방안을 내놓았다.
    1단계로 그룹계열사를 업종별로 수직독립화시키고, 2단계로 업종내에서
    독립기업화를 추진한뒤, 3단계로 외국과의 합작 또는 사업정리를 통해
    기업의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주력기업 중심의 구조개편을
    마무리한다는 것이 그 골자다.

    물론 기업구조조정이 신속히 마무리돼야 하고 특히 대기업그룹의
    경영구조와 부채경영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은 누구나 공감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를 실천하는 방법과 전략은 좀더 치밀하고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못하면 오히려 부작용만 키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선 정부가 나서서 기업그룹의 계열구조를 바꾸겠다는 발상자체가
    과거의 관치의식을 전혀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율조정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던 지금까지의 구조조정도 모두 정부가 개입했다. 기업
    퇴출이 그랬고, 금융구조조정도 예외가 아니었다. 기업들이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갈피를 잡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본다.

    사실 과거에도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우선 내세웠던 정책이
    대기업개혁이었다. 그러나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 또는 국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감안해 대기업정책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도 정부가 직접 개입해
    단기간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려는 조급함을 보였었기 때문에 성과는 커녕
    부작용만 가져왔었다. 더이상 그같은 잘못이 되풀이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더구나 지금은 빅딜안을 둘러싸고 정부와 재계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책당국이 대기업을 압박하려는 듯한 정책구상을
    불쑥 불쑥 내놓는 것은 상호 갈등과 불신만 증폭시킬뿐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에 하등의 도움을 주지못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정부가 요구하는 빅딜 등 대기업정책의 내용은 업종전문화를
    근간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도 업종전문화 시책은 여러가지 수단을
    동원해 시도됐지만 실패로 끝난 정책이다. 자칫 독과점형성을 통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 합치고 줄이는 것만이 최선의 대책인지
    신중하게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금감위의 방침이 세미나 형식을 빌려 발표됐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형태로 정책이 구체화될지는 좀더 두고 볼 일이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기업현실을 감안할때 결코 강제하거나 서두를 일은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정부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기업구조조정이 보다 원활히 추진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주는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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