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기업이 일본의 부동산 구입에 나섰다!"

지난해 12월22일자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면 머리기사로 뽑은 이 제목은
많은 것을 상징한다.

한때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을 일본기업에 매각하는 등 자존심마저 버려야
했던 미국기업들이 오히려 일본 부동산 매입에 나선 역전현상을 극단적으로
상징하는 것이다.

이는 또 일본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의미하기도 한다.

경제위기와 환란은 이처럼 지구촌의 경제기상도를 바꿔놓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측불허의 흐림이 이어지고 있다.

우리의 경제나 부동산시장을 그나마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일본 멕시코
미국 등 우리보다 한발앞서 경제위기에 직면했건, 겪었던 나라들의
동향이다.

미국의 경제침체 전후의 부동산 움직임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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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사상 최대의 호황으로 불릴 정도로 경기가 활황세를 타면서 부동산
경기도 10여년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의 자금이 대거 부동산으로 유입되는가 하면 개인의 부동산
수요도 크게 증가하는 등 "과열현상"이라 불릴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미국 부동산협회(NRA)는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
물가지수를 상회하는 매물이 전체의 80%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부동산 경기가 활황세를 보인 지난 86년의 73%를 능가하는 것이다.

이로인해 미국에서는 최근의 부동산 경기가 "거품현상이냐,아니냐"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우선 부동산 시장동향을 거품현상으로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풍부한
자금공급으로 많은 건물이 지어지는 반면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다는데서
버블의 근거를 찾고있다.

이들은 지난 80년대말 급격한 부동산 경기침체와 이에따른 금융위기
현상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쿠퍼스&라이브랜드 회계사무소는 올 1.4분기 미국 호텔객실 사용률이
60%에 미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호텔의 공급과잉에 따른 현상으로 지난 97년 호텔객실 공급은
14만3천실이었으며 올해에도 13만8천실이 새로 신축될 전망이다.

이같은 증가세는 지난 25년동안의 연평균 객실 공급량에 비해 70%를 웃도는
수치다.

업무용 빌딩의 신규 공급은 2000년까지 미국전체에서 1백70만평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JP모건은 이 규모가 같은 기간 예상되는 신규 수요의 두배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반해 "버블현상이 아니다"라고 진단하는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의
회복이 80년대 말의 거품경제때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다.

당시는 은행차입을 통한 부동산 구입이 많았지만 지금은 주로 주식시장을
통해 신탁회사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부동산투자신탁협회(NAREIT)는 지난 7월말 현재 부동산신탁이 증시에서
조달한 자금은 1백38억7천5백만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투자신탁이 부동산 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지난 96년
한햇동안 증시에서 유입된 1백23억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

그러나 최근 미국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잉여자금이 생산부문보다
투기부문으로 몰리는 경향에 대해선 대부분의 부동산분석가들이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