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체제이후 소득감소의 여파로 보험 적금 주택청약예금
해약이 봇물을 이뤄 가계의 장래설계가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정주부들은 가장의 실직을 아주 불안해하고 있으며 여건이 되면 아예
이민갈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자유기업센터가 서울 및 신도시지역 25~49세 주부
5백명을 대상으로 조사, 18일 발표한 "IMF전후의 가정생활 변화조사"에서
드러났다.

IMF체제 1주년을 맞아 실시된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 가량(49.4%)의
주부가 IMF이전부터 부어오던 보험과 적금 주택청약예금을 해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은 해약의 이유로, 가계 소득이 급감해 미래를 대비하는 보험 적금
등을 유지할 여력이 없다고 응답했다.

가구소득에 대해서 주부들의 대다수(80.4%)가 IMF이후 감소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IMF이전의 월평균가구소득은 2백49만9천원이었으나 이후에는 1백85
만8천원으로 25.7% 줄었다고 밝혔다.

소득감소의 여파로 의류비와 식비(외식비 제외)를 줄였다고 응답한 주부도
각각 85.6%와 52.0%로 나타나 가정주부들의 내핍살림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
여주었다.

부부간의 대화시간은 19.6%가 늘었다고, 12.2%가 줄어들었다고 응답하는 등
31.8%의 주부가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가장의 음주문화에 대해서는 51.8%가 "술약속이 줄었다"고 말한
반면 늘었다는 답변은 6.8%에 불과했다.

일찍 퇴근하면서 가장이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은 25.8%가 늘었다고 응답
했으며 14.8%는 줄었다고 말했다.

주부들은 이와함께 가장의 실직에 대해 말못할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7.4%가 다른 가정처럼 실직당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밝혔으며 실직의 불안에 떠는 것보다는 기회가 오면 아예 이민을 갈
의향이 있다고 말한 주부도 16.6%에 달했다.

자유기업센터는 이같은 변화는 위기극복에 대한 국민들의 확신과 믿음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점을 보여주는 것으로 IMF체제의 조기극복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확고한 의지와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익원 기자 ik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