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씨.

그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랑한다는 말이 올바른 표현이다.

디자이너에 한가지 스타일을 평생동안 끈질기게 파고드는 유형과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는 유형이 있다면 이상봉은 후자다.

"디자이너마다 특징이 있겠지만 저는 아직까진 변화를 모토로 삼고 있어요.

새로운 시도는 즐거운 작업이죠"

매년 개최하는 컬렉션마다 그는 새로운 주제와 스타일의 옷들을 무대에
올리며 변신을 꾀한다.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이 이제 세계적인 수준에 올랐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 제품이면 무조건 경시하고 해외 브랜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분위기가 한국 패션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고 그는 지적한다.

"요즘 후배 디자이너들을 보면 마음이 든든합니다.

예전과는 비교도 할수 없을 만큼 좋은 여건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한국 패션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톱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도 나올 겁니다"

한국도 세계 시장의 일부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 디자이너들도 세계인들에게 옷을 입힌다고 생각하면서
일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젠 어느 나라 브랜드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시대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결국 어떤 브랜드인가 하는 문제만 남는다는 뜻이다.

"좋은 옷에는 디자이너의 정신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옷을 입는 고객과 디자이너의 정신적 교감이 이뤄진다면 디자이너로서
더 이상 바랄게 없겠지요"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