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연구 ]

한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일반적으로 기업발전에 부담이 되는 조직이나
인력을 과감하게 정리한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치열한 생존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 만은 아니다.

한국HP는 이같은 "정글의 법칙"과는 다른 인사정책을 추진하는 업체.

이 회사는 다른 기업과 마찬가지로 인사정책의 첫번째 목표를 경쟁력
향상에 두고 있다.

방법은 다르다.

한국HP의 인사정책은 "직원들에게 적절한 근무환경을 제공하면 그들은
최선을 다한다"는 사원에 대한 신뢰를 전제로 한다.

실적으로 직원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하기에 앞서 그들에게 충분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HP의 최준근 사장은 이 정책에 따라 일찌감치 "IMF관리체제에서도
인위적인 감원은 없다"고 선언했다.

직원들을 "해고 악령"에서 해방시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할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한국HP의 이같은 정책은 본사의 경영이념인 "HP Way"에서 비롯됐다.

이는 "모든 사람은 창조적이고 보람된 일을 하기 원하며 기업은 이같은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인본주의에 기초한 경영노선이다.

지시와 통제를 바탕으로한 전통적 경영방식과는 달리 팀워크, 사원의
참여, 개방성 등을 중시하는 이념이다.

이 경영노선에는 특히 종업원들과 기업이 이익을 함께 나눈다는
"기업-종업원 공생"철학도 담겨있다.

한국HP가 지난해 한국IBM을 제치고 국내 최대(매출액 기준 8천9백86억원)
외국 기업으로 성장한데는 이같은 인간중시 인사정책이 뒷받침됐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