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3차 입찰에 참여한 미국의 포드자동차가 기아
인수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나서 국내 업체들이 긴장하고 있다.

포드의 웨인 부커 부회장은 14일 로이터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포드는
기아자동차가 두번의 입찰 실패로 매우 혼란한 상황에 놓여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기아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3차 입찰에 응찰했으며 51%의 지분을 매입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부커 부회장은 "포드가 당장 가용할 수 있는 현금보유액은 2백20억달러
(약 29조원)"라며 "기아를 인수하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기아를 정상의
자동차메이커로 바꿔놓겠다"고 덧붙였다.

포드가 가용 현금보유고를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부커 부회장은 포드가 기아 입찰과정을 한국의 외국인 투자개방에 대한
시험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한마디로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기아 입찰을 그저 하나의 비즈니스 딜로 생각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드가 과거 5년간 약 13억달러의 자금을 아시아 시장에 투입했다"며
"이젠 그 결실을 볼 때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기아 입찰결과가 발표되는 오는 19일을 손꼽아 기다리겠다는 말도
빠뜨리지 않아 이번 입찰에 매우 좋은 조건을 써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아시아 자동차시장은 앞으로 10년간 급성장할 것이라며 오는
2007년까지 포드의 아시아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포드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국내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최대 경제운용
목표를 외자유치로 잡고 있는 만큼 대규모 외자도입을 전제로 포드에 기아를
낙찰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