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대형 빌딩의 공기조절 시스템에는 유리섬유나 종이 부직포 등으로
만든 에어필터(공기정화기)가 널리 쓰여왔다.

그러나 특히 유리섬유는 한번 사용하고 나면 다시 쓸수 없을 뿐더러
가루가 대기중에 날릴 경우 석면처럼 인체에 해롭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같은 에어필터 부품의 인체에 대한 위해성을 방지하고 공기정화 기능도
뛰어난 공기정화기 제조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금속공정연구센터 김재수 박사팀이 개발한
이 기술은 기존 유리섬유나 종이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한 게 핵심이다.

알루미늄은 내구성이나 인체 유해성 등의 면에서 기존 에어필터 재료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왔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에어필터에 맞게 가공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어려워
개발되지 못했다.

알루미늄은 내부와 외부 재질간의 열팽창률이 서로 달라 고열로 녹여도
한데 엉겨붙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 박사팀은 순간적인 가열방식을 이용한 "액상소결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김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알루미늄 에어필터가 기존 것보다 공기속의
불순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뿐만 아니라 공기가 원활하게 필터를 통과할 수
있는 통기성도 13배정도 향상됐음이 실험결과 입증됐다"고 말했다.

또 소음을 흡수하는 기능이 뛰어나고 한번 사용한 후 간단한 손질만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장점을 갖고 있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에어필터는 빌딩내 공조시스템뿐 아니라 반도체 제약품 등의 공정과정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공조장치용으로 쓰이는 원재료 시장규모만도 연간 4백50억~6백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원재료의 대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02)958-5377.

< 정종태 기자 jtch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