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회생불능 상태에 빠진 최대 투신사인 광둥(광동)국제투자
신탁공사(GITIC)를 전격 폐쇄한후 광둥지역 경제는 물론 중국 금융시장까지
동요하고 있다.

또한 광둥지역에 투자한 홍콩기업과 광둥성 지역을 대중수출의 주요
창구로 삼아왔던 한국 기업들도 간접적인 피해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GITIC 폐쇄결정으로 가자어 결정적인 타격을
받은 것은 역시 광둥 지역경제.

한국의 종합금융사 성격인 GITIC는 그동안 광둥지역의 주요 프로젝트와
기업의 수출입에 모두 1백50억위안(한화 2조4천7백5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급보증이 백지장이 됨으로써 앞으로 상당기간 광둥지역에 대한
외국기업의 투자는 어렵게 됐다.

벌써 이런 징후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호경 (주)대우 광조우사무소차장은 지난 7일 GITIC의 폐쇄조치가
알려진뒤 한국 일본 홍콩기업들이 광둥지역 투자를 재고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광둥지역의 자금경색도 시작됐다.

GITIC 폐쇄를 지켜본 중국 시중은행(상업은행)들은 신용대출을 꺼리고
지급보증업무를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

또 제2금융권과 유사 신탁회사들도 대출자금의 회수에 나서 광둥지역
금융시장은 태풍전야 같은 분위기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는 점이다.

인민은행이 지난 6월 지방은행인 하이난(해남)개발은행과 중국
벤처테크투자공사를 폐쇄할 때만 해도 외국투자자들은 중국금융당국의
과감성을 평가했었다.

그러나 외국투자가들은 이번 사태는 다르게 받아들인다.

GITIC의 폐업은 중국 금융시스템의 부실상태가 예상외로 심각한
수준임을 암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산 규모가 3백억위안(한화 4조9천5백억원 상당)에 달하고 금융집중도가
높은 금융기관을 폐쇄할 정도로 중국 금융시스템이 불안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이 동요하는 이유는 또 있다.

GITIC처럼 지방 성과 시정부의 지원아래 해외투자를 적극 유치했던 5개
대형 국제투자신탁공사와 2백44개에 이르는 소규모의 신탁공사 역시
도마위에 올라 있어서다.

중국 국무원은 "채무상환에 문제가 있는 금융기구를 폐쇄한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중국 전역에 있는 2백44개의 국제투자신탁회사를 40개로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이 이렇게 경색되면서 광둥지역과 거래가 많은 우리 기업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다행히 광둥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사업을 벌이는 기업은 없다.

그러나 GITIC의 주업무가 해외금융시장에서 상업차관을 도입하고
광둥성정부가 발주하는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과 자금대출 업무인점을
감안할때 간접적인 피해는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성배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광조우무역관장은 "이번 사태로 광둥지역
경제전반에 연쇄부도와 자금경색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면서 "직접적인
피해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지만 이 지역과 거래가 많아 예상외로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이관장은 "광둥지역에 대한 거래의 대부분이 GITIC와 관련되는 것이
통례"라며 "광둥지역과 관련된 지급보증과 담보등에 대해선 문제가
없는지를 확인해 안전조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ked@mx.cei.gov.c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