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사가 남대문시장을 회생시키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대상그룹 관계자인 메사는 지난 4월 도깨비시장 자리에 패션쇼핑몰을
짓기 시작했다.

낡고 지저분한 남대문시장을 세계적 패션센터로 바꿔놓기 위해서다.

오는 2000년에 쇼핑몰이 완공되면 남대문시장의 모습은 확 달라진다.

메사는 "높은 지대의 평평한 땅"을 의미하는 이탈리아 말이다.

패션쇼핑몰과 회사의 이름인 "메사"에는 패션산업의 정상에 오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남대문시장은 지금 극도로 침체돼 있다.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빈 점포가 갈수록 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을 편하게 맞이할 준비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빈 점포를 채우려고 일년내내 상인 유치에 힘을 낭비하는 상가가 한둘이
아니다.

메사는 갈수록 침체되는 남대문시장을 활성화하고 상인들의 잠재력을 결집,
세계적인 패션센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년뒤 완공될 상가건물에는 메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쇼핑몰은 지하 9층, 지상 23층, 연건평 1만4천4백평 규모로 지어진다.

상가는 지하2층부터 지상7층까지 9개층이며 점포수가 1천4백여개에 달한다.

외형뿐이 아니다.

메사의 패션사업계획은 남다르다.

우선 디자이너전문매장을 꼽을 수 있다.

쇼핑몰의 1개 층을 디자이너들이 직접 운영토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수디자이너를 선발, 육성하고 지원키로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남대문 패션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상가내 설비도 여느 현대식 상가에 뒤지지 않는다.

패션쇼핑몰 메사는 온도와 습도를 쾌적한 상태로 자율조절해주는 공조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해외 패션정보를 수집하는데 필요한 정보통신체계도 구축키로 했다.

4백40대 규모의 주차장도 들어선다.

음식점 헬스클럽 목욕탕 등의 편의시설과 각종 업무지원시설도 유치키로
했다.

고층 매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하1층~지상6층을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단순히 상가를 분양하고 상인들을 유치하는데 그치지 않고 패션사업에
직접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그 일환으로 "메사"를 세계적인 패션 패밀리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입점
상인들의 퍼스널브랜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품목별로 상표 로고 캐릭터를 개발, 국내외에 등록시킨다는 전략도 세웠다.

상인들의 해외 마케팅도 적극 지원한다.

메사의 앞길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극심한 불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의류상인들이나 디자이너들이 메사의 계획에 수긍하면서도 선뜻 동참하지
않고 망설이고 있다.

쇼핑몰 개장 시점에는 경제위기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남대문
상인들이 힘을 잃고 나면 공동번영을 추구해야 하는 메사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메사가 쇼핑몰을 개장한뒤 활성화하는데 성공하고 나면 남대문시장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력을 잃은 낡은 상가들이 변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품질에서
뒤지는 상인들은 밀려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메사를 우려와 희망이 엇갈리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