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한경 창간 34돌] 유통 : 업태영역파괴 .. '남대문 시장'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메사가 남대문시장을 회생시키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대상그룹 관계자인 메사는 지난 4월 도깨비시장 자리에 패션쇼핑몰을
    짓기 시작했다.

    낡고 지저분한 남대문시장을 세계적 패션센터로 바꿔놓기 위해서다.

    오는 2000년에 쇼핑몰이 완공되면 남대문시장의 모습은 확 달라진다.

    메사는 "높은 지대의 평평한 땅"을 의미하는 이탈리아 말이다.

    패션쇼핑몰과 회사의 이름인 "메사"에는 패션산업의 정상에 오르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남대문시장은 지금 극도로 침체돼 있다.

    경제위기가 심화되면서 빈 점포가 갈수록 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은 늘고 있지만 이들을 편하게 맞이할 준비는 엄두도
    내지 못한다.

    빈 점포를 채우려고 일년내내 상인 유치에 힘을 낭비하는 상가가 한둘이
    아니다.

    메사는 갈수록 침체되는 남대문시장을 활성화하고 상인들의 잠재력을 결집,
    세계적인 패션센터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년뒤 완공될 상가건물에는 메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 쇼핑몰은 지하 9층, 지상 23층, 연건평 1만4천4백평 규모로 지어진다.

    상가는 지하2층부터 지상7층까지 9개층이며 점포수가 1천4백여개에 달한다.

    외형뿐이 아니다.

    메사의 패션사업계획은 남다르다.

    우선 디자이너전문매장을 꼽을 수 있다.

    쇼핑몰의 1개 층을 디자이너들이 직접 운영토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수디자이너를 선발, 육성하고 지원키로 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남대문 패션의 수준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상가내 설비도 여느 현대식 상가에 뒤지지 않는다.

    패션쇼핑몰 메사는 온도와 습도를 쾌적한 상태로 자율조절해주는 공조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해외 패션정보를 수집하는데 필요한 정보통신체계도 구축키로 했다.

    4백40대 규모의 주차장도 들어선다.

    음식점 헬스클럽 목욕탕 등의 편의시설과 각종 업무지원시설도 유치키로
    했다.

    고층 매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하1층~지상6층을 오르내리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할 예정이다.

    단순히 상가를 분양하고 상인들을 유치하는데 그치지 않고 패션사업에
    직접 나서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그 일환으로 "메사"를 세계적인 패션 패밀리브랜드로 육성하는 한편 입점
    상인들의 퍼스널브랜드도 활성화하기로 했다.

    품목별로 상표 로고 캐릭터를 개발, 국내외에 등록시킨다는 전략도 세웠다.

    상인들의 해외 마케팅도 적극 지원한다.

    메사의 앞길이 순탄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의 극심한 불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의류상인들이나 디자이너들이 메사의 계획에 수긍하면서도 선뜻 동참하지
    않고 망설이고 있다.

    쇼핑몰 개장 시점에는 경제위기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동안 남대문
    상인들이 힘을 잃고 나면 공동번영을 추구해야 하는 메사엔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메사가 쇼핑몰을 개장한뒤 활성화하는데 성공하고 나면 남대문시장은
    몰라보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력을 잃은 낡은 상가들이 변신을 꾀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품질에서
    뒤지는 상인들은 밀려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남대문시장 상인들은 메사를 우려와 희망이 엇갈리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

    ADVERTISEMENT

    1. 1

      [김동욱 칼럼] 설 연휴에는 독서를…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는 지난해 말 페이스북에 “연말 휴가 기간은 책을 읽을 최적의 시간”이라는 글과 함께 지난해 독파한 9권의 주요 서적을 공개했다. 최근 국내에도 번역 소개된, ‘변호사의 나라 미국’과 ‘공학도의 국가 중국’을 비교한 <브레이크넥>을 비롯한 국제정치·경제 관련 전문서들이 그의 독서목록에 이름을 올렸다.세계적인 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의 <달러 이후의 질서>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삶을 그린 <생각하는 기계>, 미국 진보 정치가 놓친 ‘풍요’라는 정책 선정 문제를 다룬 <어번던스> 등 그의 독서 리스트는 호화롭다. 더불어 양서를 고르는 그의 남다른 ‘감식안’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국제정치와 글로벌 교역의 ‘길목’인 싱가포르를 이끄는 그가 <초크포인트> <테크놀로지와 강대국의 부상> 같은 전문 서적을 탐독하는 모습에서 현안에 얽힌 고민을 넓은 시야에서, 정제된 언어로 전하는 리더의 품격도 엿보게 된다.웡 총리뿐 아니라 글로벌 각국의 정치·경제 지도자 중에는 ‘독서광’이 적지 않다. ‘모든 지도자는 독서하는 사람(all leaders are readers)’이라는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까지 올라갈 것도 없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워런 버핏 전 벅셔해서웨이 CEO 등이 수불석권(手不釋卷)하는 리더로 알려져 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온라인 서점’으로 사업을 시작했고, “하루 1~2시간은 꼭 책을 읽는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퇴임 후 꿈이 ‘작가&rsq

    2. 2

      [천자칼럼] 실리콘밸리의 '코드 레드' 공방전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에서 흔한 ‘열정 노동’의 원조 격은 애플이다. 1980년대 초 매킨토시 PC를 개발할 때다. 스티브 잡스는 유명한 ‘우주에 자국(dent)을 남기자”는 슬로건 아래 주 90시간 근무 시스템을 만들었다. 한 임원이 직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사기를 북돋우고자 등에 재치 있는 문구를 새긴 후드티를 단체로 맞췄다. “90Hours a Week and Loving It(주 90시간 일해보니 너무 좋아)!”2007년 아이폰 개발 때 애플 직원들 사이에서 회사는 ‘이혼 공장’으로 불렸다. 밤과 주말을 포기하고 일에 매달리는 바람에 이혼하거나 실연한 사례들이 회자됐다. 잡스의 뒤를 이은 팀 쿡 휘하에서도 고강도 업무 문화는 여전하다. 쿡 자신이 새벽 4시에 일어나 일을 시작하는 사람이다.테슬라가 모델3 양산에 들어갔을 때 일론 머스크가 ‘생산 지옥’이라고 부른 심각한 생산 차질을 빚었다. 머스크 스스로 ‘리더가 가장 고통받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공장 바닥에서 잠을 자면서 주 120시간 근무로 헤쳐 나갔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은 시가총액 세계 1위가 된 지금도 “언제든 30일 내 망할 수 있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엔비디아 주차장에는 최고급 차가 즐비하지만 직원들이 퇴근을 위해 시동을 거는 시간은 오전 1~2시다.실리콘밸리 사상 가장 긴박한 비상 경영 체제는 2022년 말 오픈AI의 챗GPT 등장에 구글이 ‘코드 레드’를 발동했을 때다. 코드 레드는 병원에 불이 난 상황이니, 그 위기감을 짐작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휴가 전면 취소, 회사 전역의 워룸화, 24시간 릴레이 개발에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제미나이다. 그러자 공수가 바뀌었다. 이

    3. 3

      [사설] 4년 뒤 경제활동인구·취업자 동시 감소…구조개혁 시간이 없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고용정보원이 불과 4년 뒤인 2030년부터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와 취업자가 동시에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저출생과 고령화 충격이 본격화하면서 노동 공급과 수요가 동시에 줄어드는 고용 정체기가 곧 닥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15세 이상인 경제활동인구를 더 늘리지 못하면 2024~2034년 연평균 성장률이 1.6%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그나마 2.0%까지라도 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 여성·청년·고령층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든 해외 인력을 받아들이든 122만 명을 추가로 고용 시장에 공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산업 대전환과 인구 구조 변화가 고용 시장에 몰고 온 충격을 흡수하면서 효과적인 인력 공급을 이뤄내야 하는 일은 지금 국가 경제의 현안이다. 다가올 노동력 부족은 과거 출생률 저하에 따른 것이므로 지금 인구를 늘린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다. 그렇다면 현재 6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경제활동 참가율을 지속해서 끌어올리면서 인력이 모자라는 만큼 해외 이민자를 받아들이거나 생산 물류 등의 자동화로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단기적으로 진통이 있더라도 휴머노이드의 생산 현장 투입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모두 받아들여야 한다. 노동 인구가 부족한 마당에 휴머노이드 투입을 원천 봉쇄하는 방식으로는 성장률 현상 유지조차 어렵기 마련이다. 세계 각국이 생산성 경쟁을 벌이는 마당에 휴머노이드 투입을 우리만 막는다고 막을 수도 없다. 필요한 산업 수요에 맞춰 어떤 형태로든 노동이 공급될 수 있도록 사회적 유연성을 키워야 하고 이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생산성이 떨어지는 산업 분야의 구조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