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이들의 자금원인 정크본드시장이 급격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도 아시아 러시아 등에서 입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리스크가
큰 대출을 줄이고 있이면서 중소기업의 숨통을 죄고 있다.
민간 연구소들은 미국의 경우 기업부도율이 올말께면 6%로 올라서 연초보다
2배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유럽의 산업계가 주변부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지는 조짐이다.
영국 파이낼셜 타임스지는 올들어 미국 중소기업들은 1천1백8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러시아 사태가 터진 지난 8월이후 정크본드 시장이 급냉하기
시작, 지난 9월 칼에너지사가 14억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한 것을
제외하고는 새로운 기채활동이 중단된 상태다.
유럽상황도 마찬가지다.
유럽 정크본드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31개사에서 5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17억달러)보다 3배정도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유럽 역시 러시아 사태이후 발행규모가 급격히 줄기 시작해
올 후반기에는 10-15개사만이 기채 계획을 잡고 있을 뿐이다.
미국의 투자업체인 메릴린치사의 크리스 존슨 수석연구원은 "금융시장에서
의 자금난으로 3%대에 머물고 있는 미국기업들의 부도율이 올 4.4분기에
가면 2배이상 늘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특히 수개월내에 채권 만기가 도래하는 중소규모의 컴퓨터 통신장비
인터넷 등 첨단업체들이 집중적으로 쓰러질 것으로 내다봤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업체들은 자구책으로 대규모 감원에 나서고 있다.
실리콘 밸리 현지 언론들은 지난 9월까지 미국 첨단기술업체들이
총14만3천명의 직원을 해고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배 많은 숫자다.
특히 컴퓨터, 통신 및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 업계에서만 6만9천5백95명이
정리해고돼 소규모 첨단업종의 경영난이 심각함을 드러냈다.
경제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각국이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진작에 나서고
있으나 그 효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며 "선진국들이
공조체제아래 획기적인 부양책을 내놓지 않는 한 이들 중소기업들의 상황이
호전되기는 힘들 것"으로 분석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