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괼목할만한 변모

박세리(21, 아스트라)가 4승을 거둔후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했다.

"1승정도는 충분히 추가할수 있을 것"이라고.

그런데 어느덧 시즌 막바지에 이르렀다.

추가우승이 현실화 될지는 알수 없지만 이번주가 그 기회중의 하나임은
분명한 것 같다.

시즌 종반들어 박세리골프는 괄목할만한 변모를 보이고 있다.

4승까지의 박세리 골프는 사실 거칠었다.

버디도 많이 잡지만 보기도 많은 것이 특징.

그러나 박은 이제 "보기 없는 골프"로 가다듬고 있다.

지난 9월말 베시킹클래식에서 72홀 무보기 골프를 쳤던 박세리는 8일
앨라배마주 그랜드내셔널GC 레이크코스(파72-6천3백야드)에서 벌어진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대회 1라운드에서도 보기없는 골프를 계속했다.

<>모두 2m이내 버디

지난 3년간의 투어 우승자들만이 모여 왕중왕을 가리는 이번대회에서
박세리는 버디만 4개 잡으며 68타를 쳤다.

포지션은 공동 3위.

선두인 켈리 로빈스(미국)와는 2타차인데 첫날의 공동 3위는 어쩌면
"선두보다 더 좋은 위치"일지도 모른다.

남은 3일간 지켜야 하는것 보다는 추격가능 거리에서 플레이하는 편이 더
낫기 때문이다.

박의 이날 버디들은 모두 2m 이내 거리였다.

첫버디인 9번홀(파4-3백79야드)버디는 2m였고 11번홀(파4)은 1.5m, 14번홀
(파 5-4백98야드)은 불과 50cm였다.

16번홀(파4)도 1.5m였다.

이같은 버디 거리는 컨디션이 괜찮다는 증거.

쇼트아이언샷이 날카롭게 핀에 붙는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5m내외의 중거리 버디가 하나도 없는 것은 아쉽다.

2위는 줄리 잉크스터로 5언더파 67타였고 애니카 소렌스탐이나 헬렌
알프레드슨, 도티 페퍼 등 간판스타들도 3언더파 69타로 공동 5위그룹을
형성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하고 있다.

<>소렌스탐의 존재

"1m정도의 짧은 퍼팅에서 여러번 위기상황이 있었으나 모두 컨트롤이
잘됐다.

전체적으로 컨디션이 아주 좋기 때문에 괜찮은 성적을 올릴것 같다"

박세리의 이같은 코멘트 역시 "성숙한 골프"를 증명한다.

그녀의 대부분 보기 형태는 1m거리의 쇼트 퍼팅을 놓치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그런 취약점이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는 것.

그런 골프가 바로 소렌스탐 스타일의 견고한 골프이고 세계최정상 골프의
전제조건일 것이다.

아직 1라운드에 불과하지만 박세리로서는 이번대회 역시 소렌스탐과의
경쟁이 최대 초점이 될것 같다.

< 김흥구 전문기자 hkgolf@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