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트 나이스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는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정부가 10월부터 구조개혁의 무게중심
을 기업쪽으로 옮겨실은 만큼 기업구조조정의 강도와 속도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정부와 벌일 4분기 정책협의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 진행
하고 금융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한편 거시정책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3가지 의제를 다루기로 했다"며 이중 기업구조조정은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나이스 국장은 내년 한국경제 성장전망을 둘러싸고 정부와 IMF의 전망이
엇갈려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성장률 숫자차이 보다는
정부와 IMF 둘다 내년에 한국경제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점이 중요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환위기가 극복된데다 금리가 떨어지고 금융구조가 건실해지고
있어 한국경제의 회복을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올해 경상수지흑자가 4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가용외환보유고도 4백30억달러를 웃돌고 있다"며 한국의 환란재발 가능성을
일축했다.

나이스 단장은 긴축에서 경기부양으로의 정책선회가 IMF 프로그램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냐는 질문엔 "IMF 처방의 쇼크가 이렇게 클지는
몰랐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그러나 과거정책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외환불안에 대해선 긴축이 필요했으며 이후 불황이 심화되는
등 상황이 변함에 따라 경기부양책을 구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기부양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려도 수요압력이 적은 만큼 인플레에
대한 위험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 워싱턴= 고광철 기자 gw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