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미국 유럽 일본등 선진국
은행들이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아시아와 러시아 남미 등지에서 부실채권이 늘어난데다 주가폭락으로
손실이 커지자 자구 차원에서 대출축소에 나선 것이다.

이로인해 국제적인 신용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일 미국내에서 영업중인 자국및
외국계 54개 은행의 신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금융기관들이 대출기준과
조건을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FRB는 "본국 본점에서의 자본감소로 어려움을 겪게 된 외국계 은행들이
먼저 미국내 대출자금을 줄였고 뒤를 이어 미국은행들이 대출조건을
강화해나가 신용경색 현상이 완연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FRB는 미국의 주요은행들이 대기업에 대한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를
내리기는 했으나 아직도 상당수의 은행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일본 시중은행들이 대출잔고를 내년3월까지 현재
(9월말)보다 3~5%정도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대형은행 뿐 아니라 지방은행들도 여신을 회수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은행들의 여신축소로 앞으로 시중에서 10조엔가량의 대출금이 회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은행이 대출자산을 줄이지 않으면 자기자본비율
최저기준조차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나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면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고
기업도산이 증가, 경제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은행들이 전체 대출잔고를 10월이후 반년간 5%정도
감소시키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3%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한편 아시아 러시아 남미 등에서의 대규모 손실로 타격을 입은 유럽의
은행들도 여신을 줄여나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네덜란드 ING그룹은 신흥개도국 영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ING베어링의
직원 1천2백여명을 해고하는 한편 이 지역에 대한 투자및 여신을
줄여나가기로 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