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감포는 신라 문무왕의 해중릉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 해맞이 장소다.

이곳에서 남서쪽으로 20km정도 가다보면 감은사지가 나온다.

죽어서 용이 돼 왜적을 물리치겠다는 염원으로 바다에 묻힌 문무왕을
보살피는 대찰 감은사가 있었던 곳이다.

이 곳에 높이 13m나 되는 같은 모습의 3층석탑 2개가 서로 마주보며
서 있다.

감은사지 3층석탑(국보 112호)이다.

탑은 스님들의 유골을 봉안하는 무덤이다.

고구려는 벽돌로 만든 전탑을 주로 세웠으며 신라는 석탑, 백제는 목탑이
뛰어나다.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감은사탑은 신라와 백제의 탑양식이 혼용돼 있다.

기단(2층)과 탑(3층)으로 이뤄진 이 석탑은 수십개의 석재를 조립식으로
짜 맞췄다.

이는 백제식이다.

그러나 방형 기단과 넓고 긴 면석으로 1층을 꾸민 점은 신라식이다.

기단을 2층으로 넓게 조성한 것은 감은사탑에서 처음 보이는 양식이다.

2.3층은 점점 좁고 짧게 해 상승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표현했다.

특히 3층은 돌 하나로 만들었다.

이와 같은 양식은 감은사탑 이후로 한국 석탑의 전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 오춘호 기자 ohc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