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알다시피 나트륨과 염소의 화합물이다.

로마시대에는 관리나 군인에게 봉급으로 지불된 일이 있다.

봉급을 뜻하는 영어의 샐러리(salary)는 현물급여를 뜻하는 라틴어 살라리움
(salarium)에서 유래한다.

소금은 옛날부터 신비적인 의미가 부여되어 청정과 신성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를 만들 때 시체를 소금물에 담갔다.

또 소금은 사신이나 마귀를 쫓는 힘이 있다고 가장 널리 믿어지고 있다.

잡귀를 쫓는 데 소금을 뿌리는 우리의 관습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인간에게 소금은 생리적으로 필수불가결하다.

삼투압의 유지라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혈액 속에는 0.9%의 염분이 함유되어 있다.

소금의 나트륨은 체내에서 혈액이나 체액의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구실을
한다.

또 나트륨은 쓸개즙.이자액.장액 등 알칼리성 소화액 성분이 된다.

요즘 환경호르몬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양이온이 점증하고 있다.

이러한 양이온은 체액을 산성화시켜 각종 대사성 질환(고혈압, 관절염,
중풍, 암 등)의 원인을 제공한다.

알칼리가 산을 중화시키는 작용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러한 맥락에서도 소금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된다.

그러나 과용으로 인한 폐해는 직접적으로 고혈압을 불러온다.

혈액속의 염분 농도가 증가하면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많은
수분이 혈액 속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물과 소금, 그리고 푸른 채소는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식단이다.

우연이랄까 물과 소금은 오행분류에서 수로, 푸른 채소는 목에 배당된다.

대한민국이 갑목이라는 아름드리 큰 나무로 상징됨은 이미 설명하였다.

건강에 유익한 삼대 요소가 우리나라와 아주 조화롭게 어울린다는 사실이
기분좋다.

실상 우리네의 식단은 시고, 맵고, 짜고, 달고, 쓴 오미를 모두 조화롭게
갖추고 있다.

세계 어느나라도 우리만큼 한랭온열의 자연조건과 부합한 음식문화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