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29일 연방기금(페더럴펀드) 금리를 5.25%로 0.25%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재할인율은 그대로 두었다.

고대하던 미 금리인하가 단행됐지만 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하다.

30일 체이스맨해튼은행도 FRB(미 연준리)를 따라 우량대출금리(프라임
레이트)를 0.25%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당장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거나 국제금융불안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인하폭이 작고 재할인율은 그대로 두었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론 세계경제가 안정될 수 있는 길목을 터 주었다.

미국이 조만간 금리를 더 내릴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세계경제 영향 =전문가들은 미국의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것으로
세계경제가 갑자기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무리라고 말한다.

미국경제에도 눈에 띄는 변화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미국 체이스증권의 시장분석가 짐 글래스먼은 "심리적으로는 국제금융시장
안정에 도움을 주겠지만 경기회복 같은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고 밝혔다.

무엇보다 인하폭이 적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미흡하다는 것이다.

인하폭이 0.5%포인트는 돼야 시중자금이 미국증시로 본격 환류되면서
주가가 올라 갈 것이라는 얘기다.

이번같은 소폭인하로는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메리트에도
별로 손상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따라서 곤경에 처한 신흥금융시장이 주가상승이나 통화가치회복 같은 덕을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독일등 다른 선진7개국(G7)들도 모두 금리를 내려야 세계경기
회복 효과가 나올것이라고 지적한다.

<> 시장 반응 =기대와는 달랐다.

오를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주가는 오히려 떨어지고 달러가치도 잠깐
떨어지다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29일 금리인하 발표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20포인트가량 올랐었다.

그러나 막상 발표된 직후에는 인하폭에 대한 실망으로 90포인트나
곤두박질쳤다.

결국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8.32포인트(0.35%) 하락한 상태로
장을 마감했다.

30일에도 내림세는 계속됐다.

이날 도쿄증시의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4백15.04엔(3%)이나 급락,
1만3천4백6.39엔으로 12년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시장에서 달러는 이날 1백34.55엔으로 전날(136.05엔)보다 내려갔다.

그러나 30일 도쿄시장에서는 다시 1백35엔대로 올라섰다.

한편 유럽주식시장의 주가지수들은 금리인하에 대한 실망감으로 2~4%씩
일제히 하락했다.

<> 미국 주가및 환율전망 =다우존스지수는 앞으로 당분간 8천선을 중심으로
등락할 할 것으로 예상된다.

폭은 작았지만 기본적으로 증시의 호재이기 때문에 3.4분기 미국 기업실적
이 나오는 10월 중순까지는 8천-8천5백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이후 기업실적이 예상대로 좋지 않게 나오면 주가는 다시 7천5백선까지
떨어질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엔.달러환율은 현 상태에서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추가금리인하조치가 나올때까지 달러당 1백33엔-1백40엔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 이정훈 기자 leeh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