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금리를 1% 포인트까지 추가로 인하하더라도 아시아 위기가 지속되고
주가가 떨어져 "마이너스 성장"과 "실업률 폭등"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본지가 30일 단독입수한 미국 와튼경제연구소(WEFA)와 경제전략연구소
(ESI)의 "미국경제 전망"에 따르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최악의
경우 99년엔 마이너스 0.7%, 2000년에는 마이너스 2.7%로 뒷걸음질 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연구기관은 공동분석한 보고서에서 사상최저치(8월현재 4.5%)를 기록
하고 있는 실업률도 경기침체가 가속화되면서 내년에 6.9%까지 높아지고
2000년에는 11.1%로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이를 타개하기 위해 미국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릴 수 밖에 없어
흑자를 내고 있는 연방정부의 재정수지도 내년에 4백54억달러의 적자로
돌아서 2000년에는 적자규모가 7백15억달러에 달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같은 전망은 IMF 등 다른 국제기구나 연구소의 분석보다 미국경제상황을
훨씬 어둡게 본 것이어서 주목된다.

WEFA와 ESI는 특히 미국이 금리를 0.25% 내린 것으로는 이미 심각한 위기에
빠진 세계경제의 상황을 되돌려 놓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가 조속한 시일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이상 추가로 내려 전체
인하폭을 최소한 1%포인트 대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WEFA와 ESI의 이같은 전망은 <>아시아 위기가 계속되고 <>엔화와
위안(원)화, 다른 아시아 통화들이 미국달러에 대해 25%정도 추가절하되며
<>미국 주가가 25%, 소비자 심리지수가 15% 정도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기초로 작성된 것이다.

또 <>FRB가 금리를 연내에 0.5%포인트, 수개월 안에 추가로 0.5%포인트
인하하는 것을 전제로 했다.

이들 기관은 미국주가 하락등 이번 시뮬레이션의 4가지 전제 조건들은
모두 독자적으로 예측된 가능성있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고 일부 헷지펀드가 파산위기
를 맞는 등 대형 금융실패가 잇따르는 것은 세계경제의 어두운 그림자가
미국의 안방까지 침투해 있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들 기관은 미국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곤두박질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미국 의회가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1백80억달러
출자를 승인해 세계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을 조속히 해소하고 <>각국이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일본이 내수경기를
본격적으로 부양시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분석을 주도한 ESI의 로렌스 치머린 부사장은 "미국은 더이상 아시아
위기의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되며 세계경제 회복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아시아위기 때문에 생기는 피해를 GDP의 1%에 불과할 것으로
평가했고 러시아 위기가 표면화됐을 때도 "러시아는 미국 수출의 4%를
차지할 뿐"이라는 등 한계분석보다는 절대치분석에 의존해 왔다고 지적했다.

또 브라질등 중남미의 위기에 대해서도 극단적인 낙관론에 사로잡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