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구조개혁에 대해 미국 월가의 분석가들과 주한 미국 경제인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들이 이어지고 있다.

경제구조를 개혁하려는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고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
조정이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 뉴욕의 아시아 소사이어티에서 열린 "한국의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 세미나에서 제프리 존스 주한 미국 상공회의소(AMCHAM)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언론들이 한국의 개혁이행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도
하고 있는 것은 전적으로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그는 지금 한국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것이 바로 투자적기임을
의미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29일 주미 한국상공회의소가 개최한 "한국비즈니스 관행및 기업윤리
의식 제고" 세미나에서도 같은 견해가 나왔다.

스콧 맥도널드 도널드증권 이사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의 개혁이 월가
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내년중에는 국가신용등급이 투자
적격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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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미 한국상공회의소(회장 김영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는 투자가들이
한국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와 기업윤리의 중요성이 논의됐다.

<> 스콧 맥도널드 도널드슨증권 이사
(투자자의 관점에서 본 투명 경영의 중요성)

자금 흐름의 세계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명성과 기업
공개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월가의 투자자들은 기업 투명성과 관련된 측면을 매우 중요시하고
있다.

이와함께 단기자본의 움직임, 통화 위험, 외환 변동, 자본회수 가능성,
유용자본 존재 여부, 정부의 규제환경, 법률 및 계약의 집행 여부 등 한층
복잡한 잣대로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아시아 기업들에 대해서는 상호지급보증 등 기업간의 연계
여부와 정부의 규제환경 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다행히 한국에 대한 월가 투자자들의 반응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개선돼
가고 있다.

한국의 정부의 리더십과 책임감, 정치제도의 안정성, 정부 부처의 자율성,
공평한 법의 적용 등 국가 신용도를 평가하는 대부분 항목에서 이전보다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게 사실이다.

또 현재 진행중인 거시경제 개혁과 감독의 효율성 강화, 노동시장 및 기업
개혁 등도 호평을 받고 있다.

은행합병 및 구조개혁에 대해서도 속도는 다소 느리지만 방향은 적절하다는
합격 점수를 얻고 있다.

따라서 월가 투자자들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내년 중에는 투자적격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태국이나 말레이시아에 비해 개혁 속도가 미진하다는 지적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 프랭크 내브런 미국 에식스리소스센터 이사
(윤리의 세계화)

미국은 기업들의 비윤리적 행위를 가장 큰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파렴치한 사업행위가 적발될 경우 최고 3억달러까지 벌금을 물린다.

뿐만 아니라 관련 임직원들을 실형에 처하고 기업은 해당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기업의 윤리의식 강화는 이같은 형사상의 제재를 면한다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라 스스로의 입지를 넓힌다는 적극적 의미에서 절실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예컨대 기업 윤리의 제고는 정부로 하여금 규제를 완화토록 이끄는 촉매제로
작용하기도 한다.

미국 국방부의 조달 사업과 관련, 윤리를 제고하려는 사업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에 의해 정부의 규제와 관련 소송이 크게 줄어든 최근의 사례가
그 단적인 증거다.

기업의 윤리의식이 제고돼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긍정적인 외부평판이
해당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된다는 점 때문이다.

긍정적인 평판은 단지 윤리수준을 높인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주어지지는
않는다.

적극적인 대외 홍보가 필요하다.

예컨대 유럽 석유업계의 양대 라이벌인 로열더치셸과 브리티시피트롤리엄은
기업 윤리의식 수준에서 서로 비슷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로열더치셸은 자사의 윤리 프로그램을 언론에 적극적으로 홍보한
결과 브리티시피트롤리엄보다 훨씬 더 긍정적인 평판을 유지하고 있다.

이 점에서 한국 기업들도 윤리 의식을 한층 제고하는 노력과 함께 대외
이미지를 개선시키기 위한 홍보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부정부패가 가장 심한 25개 국가중 한국의 순위가 19위에 달한다는
트랜스페어런시인터내셔널의 최근 보고서는 한국기업들이 지금 무엇을
서둘러야 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 준다.

비윤리적인 관행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개선상황을 국제사회에
적극 홍보해야 할 것이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10월 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