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파업문제를 매듭지은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은 29일 하루종일 밝은
표정이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금감위의 이번 파업문제에 대한대응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끝났음을 보여준
것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연대파업을 선언했던 9개 은행이 모두 영업에 복귀한데다
인원감축폭도 평균 32%대에서 합의가 이뤄지자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고위관계자는 "한국노총및 금융노련관계자와 은행장들의 고생이 많았다"
고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금감위는 각 은행이 노사협상 결과를 제시해오면 추가수정 요구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이행각서에 반영할 방침이다.

당초 이들 은행이 이행각서에서 제시했던 40%의 인력감축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각 은행이 노사협상을 통해 도출한 결론인 만큼 이를 존중하겠다는
것이다.

퇴직위로금수준도 양해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위는 무엇보다 외국투자자들이 이같은 결과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파업문제 해결로 주가가 오른 사람은 단연 이 위원장인 듯하다.

1차구조조정의 마지막 과제였던 노사문제를 다른 업계와는 달리 합의를
도출, "평화롭게" 처리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관여를 배제한 것도 협상타결에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금감위는 8월말부터 은행감독원 검사1국을 중심으로 비상계획을 작성,
파업사태에 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퇴출때 실패했던 전산실 장악도 며칠전에 완료한 상태였다.

금감위는 이제 "기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과 5대그룹의 구조조정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금감위는 특히 5대그룹과는 불꽃튀는 힘겨루기를 벌일 수 밖에 없다며
"전력"을 가다듬고 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3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