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5대 그룹 계열사들에 대해 독자적으로 부실판정을 내리고
은행들에 여신중단등 퇴출을 검토하라며 명단을 통보했다.

그러나 5대 그룹과 은행들은 자율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강하
게 반발하고 있다.

28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감독원은 지난주말 5대그룹 주채권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자체적으로 파악한 부실계열사를 통보했다.

사실상 퇴출대상인 부실계열사는 그룹당 5개씩 모두 25개 정도라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은감원은 <>부채비율이 높고<>비주력계열사이며<>규모가 큰 업체들을
주로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관계자들은 "은감원이 통보한 업체중에는 상장사도 포함돼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그동안 회계법인및 자체 실사를 통해 5대그룹의 2차 퇴출업체
를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는데 기업들의 반발에 직면,지지부진했었다.

은행관계자들은 "그룹들의 저항으로 5대그룹 구조조정이 늦어질 것
같아지자 정부가 인위적으로 개입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은감원은 심지어 기아자동차 입찰이후 자동차업종의 구조조정이 어떻
게 진행될 지에 관해서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은행들은 이에따라 이날부터 그룹들과 협의에 착수했으나 그룹들은
자체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이유로 동의할 수 없
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퇴출대상으로 분류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
서도 은감원은 부실하다는 판정을 내렸다"며 "정부와 기업사이에서 은행
입장만 난처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태 기자 steel@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