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지도자들이 세계경제를 살리기 위한 제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신브레튼우즈체제의 설립이 세계경제위기의 해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시아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국제통화기금
(IMF)을 개편, 세계금융의 기본틀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21일 뉴욕증권거래소 연설에서 신브레튼우즈체제
의 설립을 주창한데 이어 빌 클린턴 미 대통령도 가세, 이에 대한 국제적인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오부치 게이조 일본총리등 다른 국가정상들도 이날 유엔 연설에서 국제
금융체제 개편등 세계경제를 살리기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내놓았다.

새로운 국제금융체제의 필요성은 그동안 민간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줄곧 제기돼 왔다.

이제 세계경제강국의 지도자들까지 이 문제를 공식 언급함으로써 국제금융
질서의 재편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신브레튼우즈체제에 대한 논의는 아시아위기 이후 국제환율이 국가의
경제기초(펀더멘털)에 관계없이 핫머니의 이동에 의해 좌우되고 IMF가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새로운 금융질서의 필요성은 22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언급됐다.

양국 정상은 세계경제위기를 극복하기위해 새로운 국제금융체제가 요구되고
일본의 경기부양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는데 합의했다.

앤드루 크로켓 국제결제은행(BIS) 전무도 "국제금융기관이 대규모 구제
금융을 해주는 시기는 지나갔다"면서 새로운 국제금융체제 구축을 지지하고
나섰다.

크로켓 전무는 이날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지와의 회견에서 "IMF는 더이상
민간부문 대출자들을 무조건 구제할 재원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새로운 체제를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만큼 이같은 논의가
선진 7개국(G7)으로부터 신흥개발국으로 확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별도로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민간은행을 일시 국유화하는 등
단기적인 자본통제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계의 화두로 등장한 신브레튼우즈체제가 앞으로 어떤 결실을
맺느냐에 따라 세계경제장래가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 미국/영국 정상 발언 ]

<> 클린턴 대통령(유엔총회와 뉴욕대학 연설) =아시아와 러시아의 경제위기
는 이제 전세계가 힘을 합쳐 공동노력을 취하지 않으면 안되는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은 경제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타 선진국들도 세계적인 경제위기의 파장을 줄이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세계경기의 호황과 불황을 통제할 수 있는 새로운 금융시스템이 구축
돼야 한다.

IMF를 창설할 때와는 세계경제상황이 달라졌기 때문에 이에 걸맞은 새로운
금융시스템이 필요하다.

<> 블레어 총리(뉴욕 증권거래소 강연) =기존의 국제금융감독체제로는
아시아 및 러시아 위기를 제대로 수습할 수 없다.

따라서 IMF와 세계은행(IBRD)의 기능을 일부 통합해 새로운 국제금융감독
기구를 창설하는 등 기존 브레튼우즈체제를 개편해야 한다.

이를위해 내달 3일 열리는 G8 재무장관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할
것을 제의한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