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정책연구소 '워싱턴 포럼'] 국제금융위기 타개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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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4일 미국의 뒤뜰로까지 번지고 있는 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선진 주요국들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해야 할 때라고 강조
했다.
그러나 이틀 후인 16일 미 의회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증언한 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RB) 의장은 "선진국간에 구체적인 협력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증언, 클린턴의 제안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클린턴의 제안은 글로벌화하고 있는 세계금융질서에 각국이 새로운
틀과 방식으로 대처해야할 때라는 필요성을 적시에 부각시킨 것이어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때맞춰 지난 17일 워싱턴에서는 국제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감독기구(WFA)가 조속히 창설돼야 한다는 세계적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다.
존 이트웰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학장과 랜스 테일러 뉴욕소재
NSSR(뉴스쿨대학 사회연구센터) 교수는 공동주제발표를 통해 상품교역을
다루는 국제무역기구(WTO)와 대칭되는 세계금융감독기구(WFA=World
Financial Authority)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소재 경제정책연구소(소장=제프 포) 주최로 열린 이날의 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한다.
< 워싱턴 = 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아시아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러시아에 이어 남미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volitility), 즉 리스크(risk)는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으며 한 지역의 널뛰기는 바로 다른 나라 시장으로 파급되는
이른바 전염현상(contagion)을 불러와 금융위기의 질과 양에 급격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악성 국제투자자금은 "국경없는 헤지펀드"와 파생상품을
활용해 무자비한 게릴라식 치고 빠지기(hit-and-run) 투자를 자행하면서
금융시장의 국제적 개방을 통해 추구해 왔던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순수한 동기를 퇴색시키고 있다.
세계가 금융위기에 직면한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제금융의 널뛰기가 과거보다 훨씬 커진 것은 지난 30여년간
급속도로 진전된 전 세계적 금융개방화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우선 작금의 위기는 최근 들어 금융시장 개방화를 실천한 국가들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예를 들자면 이번 금융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제공된 자금은 96년 한해동안에만 9백30억달러에
달했으나 그 이듬해인 97년 한해 동안에는 1백20억달러의 순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중 상업은행들의 개입에 따른 외부자금의 입출기복은 더 심해, 96년
한해동안 5백억달러의 상업은행 자금이 유입됐으나 다음해인 97년에는
이중 2백10억달러가 빠져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5개국에서의 자금 입출 널뛰기 규모는 총 1천5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이들 국가 총 외환보유고 1천2백70억달러와 거의 맞먹는 규모이며
이들 5개국의 GDP를 모두 합친 것보다 10%나 많은 것이다.
갑작스런 자금의 이탈과 핫 머니의 준동은 외부의 농간에 취약한 국가를
엄습해 이른바 독감에 시달리게 했고 그 전염성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같은 전이가 개발도상국에 국한되어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금융위기는 기초가 튼튼하다고 생각되었던 산업국가들의 경제기반마저
위협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무역적자가 큰 산업국가의 경우 그 충격을 과소평가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연 3천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은 각별한 주목을 요하고 있다.
만약 이같은 무역적자를 메울 수 있는 수준까지 자금이 계속 유입되지
않는다면 미국도 아시아나 러시아처럼 금융위기에 봉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국제통화기금 (IMF) 등 국제기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능과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의
마지막 보루(lender of last resort)라고 볼 수 있는 미국의 위기는 인류의
재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시아 러시아 그리고 남미로 이어지고 있는 위기가 미국의 뒤뜰까지 위협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더욱이 미국이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이 건강하다는 안이한 인식에 근거해
현상황의 유지와 답습에 급급할 경우 이는 세계경제를 저성장과 고실업의
어두운 공황그림자 뒤에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 분석의 기초위에서 볼 때 범세계적인 국제금융제도의 개혁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특히 단기 투기성자금의 해악을 조사하고 이같은 자금이 마음대로 흘러
다닐 수 없도록 적절한 규제장치를 마련하는 일이야 말로 국제금융인들이
취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IMF를 개혁의 주체로 내세울 수도 있겠지만 이 기구는 그간의 비효율적
역할로 인해 신뢰를 상실한지 오래다.
예를 들어 IMF는 아시아위기가 해당국들의 국내 금융시장 개방이 졸속하게
이루어진 데서 기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각국이 취한 미시경제 정책
실패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잘못 진단하는 우를 범했다.
그 결과 이 지역에 대한 국제적 신뢰상실을 심화시켰고 전세계적 금융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말았다.
특히 IMF가 차관제공의 전제조건으로 각국에 제시한 통화정책은 자산
디플레만을 유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더욱 증폭
시키는 역할을 했으므로 이것도 하루빨리 수정돼야 할 것이다.
IMF는 시장의 완전 자율화 유도정책도 청산해야 한다.
중국과 칠레가 자금흐름을 적절히 규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은 좋은 교훈과 본보기가 될 것이다.
국제금융위기의 보다 효과적인 극복을 위해 우리는 IMF를 대체할 세계금융
감독기구(WFA)의 창설을 제안한다.
WFA는 세계금융시장의 구조적 리스크(systemic risk)를 최소화 하자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각 회원국의 국내 또는 국제적인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를 회원국에 상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각국의 예금자와
투자자들이 과도한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토록 할
필요가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처럼 은행들이 과도한 부실채권을 보유하지 않도록 계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WFA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단기자금 위주의 국제자금 흐름을 장기투자
위주로 다시말해 "개발 투자형"으로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은행이 감독하는 "이머징 마켓을 위한 글로벌 폐쇄형 펀드"
(global closed-end fund for emerging markets)를 만들고 각국 정부로
하여금 단기자금의 준동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제도적 틀을 제시하는 일도 WFA의
중요한 기능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WFA는 국제금융시장 규제를 위한 제도적 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회원국에
촉구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각국 중앙은행들간의 정책을 조율함으로써 금리의
동시인하와 환율안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또 IMF와 세계은행을 감독, 세계적 실업방지와 성장유지를 위해 각국의
경제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
< 약력 >
<> 존 이트웰 <>
*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박사
*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박사
* 미국 컬럼비아대, MIT 교수
* 영국 상원의원
*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학장
<> 랜스 테일러 <>
*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제학박사
* 하바드대 경제학 박사
* 미국 하바드대, MIT 교수
* NSSR 부설 경제정책분석연구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
해소하기 위해 선진 주요국들이 동시에 금리를 인하해야 할 때라고 강조
했다.
그러나 이틀 후인 16일 미 의회 하원 금융위원회에서 증언한 앨런 그린스펀
미연준리(FRB) 의장은 "선진국간에 구체적인 협력 움직임은 아직 없다"고
증언, 클린턴의 제안이 선언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클린턴의 제안은 글로벌화하고 있는 세계금융질서에 각국이 새로운
틀과 방식으로 대처해야할 때라는 필요성을 적시에 부각시킨 것이어서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
때맞춰 지난 17일 워싱턴에서는 국제금융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제
금융감독기구(WFA)가 조속히 창설돼야 한다는 세계적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제기돼 많은 사람의 주목을 끌었다.
존 이트웰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학장과 랜스 테일러 뉴욕소재
NSSR(뉴스쿨대학 사회연구센터) 교수는 공동주제발표를 통해 상품교역을
다루는 국제무역기구(WTO)와 대칭되는 세계금융감독기구(WFA=World
Financial Authority)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소재 경제정책연구소(소장=제프 포) 주최로 열린 이날의 주제발표
내용을 정리한다.
< 워싱턴 = 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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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러시아에 이어 남미로까지 파급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volitility), 즉 리스크(risk)는 과거 어느
때보다 커졌으며 한 지역의 널뛰기는 바로 다른 나라 시장으로 파급되는
이른바 전염현상(contagion)을 불러와 금융위기의 질과 양에 급격한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악성 국제투자자금은 "국경없는 헤지펀드"와 파생상품을
활용해 무자비한 게릴라식 치고 빠지기(hit-and-run) 투자를 자행하면서
금융시장의 국제적 개방을 통해 추구해 왔던 자본의 효율적 배분이라는
순수한 동기를 퇴색시키고 있다.
세계가 금융위기에 직면한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분석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국제금융의 널뛰기가 과거보다 훨씬 커진 것은 지난 30여년간
급속도로 진전된 전 세계적 금융개방화에 기인한다고 주장하고자 한다.
우선 작금의 위기는 최근 들어 금융시장 개방화를 실천한 국가들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예를 들자면 이번 금융위기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5개국에 제공된 자금은 96년 한해동안에만 9백30억달러에
달했으나 그 이듬해인 97년 한해 동안에는 1백20억달러의 순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이중 상업은행들의 개입에 따른 외부자금의 입출기복은 더 심해, 96년
한해동안 5백억달러의 상업은행 자금이 유입됐으나 다음해인 97년에는
이중 2백10억달러가 빠져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5개국에서의 자금 입출 널뛰기 규모는 총 1천50억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이들 국가 총 외환보유고 1천2백70억달러와 거의 맞먹는 규모이며
이들 5개국의 GDP를 모두 합친 것보다 10%나 많은 것이다.
갑작스런 자금의 이탈과 핫 머니의 준동은 외부의 농간에 취약한 국가를
엄습해 이른바 독감에 시달리게 했고 그 전염성은 갈수록 강력해지고 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같은 전이가 개발도상국에 국한되어 있는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국제금융위기는 기초가 튼튼하다고 생각되었던 산업국가들의 경제기반마저
위협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무역적자가 큰 산업국가의 경우 그 충격을 과소평가 할 수 없는
실정이다.
특히 세계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연 3천억달러에 이른다는
점은 각별한 주목을 요하고 있다.
만약 이같은 무역적자를 메울 수 있는 수준까지 자금이 계속 유입되지
않는다면 미국도 아시아나 러시아처럼 금융위기에 봉착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국제통화기금 (IMF) 등 국제기구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기능과
능력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의
마지막 보루(lender of last resort)라고 볼 수 있는 미국의 위기는 인류의
재앙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아시아 러시아 그리고 남미로 이어지고 있는 위기가 미국의 뒤뜰까지 위협
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더욱이 미국이 국내 경제의 펀더멘탈이 건강하다는 안이한 인식에 근거해
현상황의 유지와 답습에 급급할 경우 이는 세계경제를 저성장과 고실업의
어두운 공황그림자 뒤에 오래 머물게 할 수 있다.
이같은 상황 분석의 기초위에서 볼 때 범세계적인 국제금융제도의 개혁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특히 단기 투기성자금의 해악을 조사하고 이같은 자금이 마음대로 흘러
다닐 수 없도록 적절한 규제장치를 마련하는 일이야 말로 국제금융인들이
취해야 할 최우선 과제다.
IMF를 개혁의 주체로 내세울 수도 있겠지만 이 기구는 그간의 비효율적
역할로 인해 신뢰를 상실한지 오래다.
예를 들어 IMF는 아시아위기가 해당국들의 국내 금융시장 개방이 졸속하게
이루어진 데서 기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각국이 취한 미시경제 정책
실패에서 연유하는 것으로 잘못 진단하는 우를 범했다.
그 결과 이 지역에 대한 국제적 신뢰상실을 심화시켰고 전세계적 금융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말았다.
특히 IMF가 차관제공의 전제조건으로 각국에 제시한 통화정책은 자산
디플레만을 유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더욱 증폭
시키는 역할을 했으므로 이것도 하루빨리 수정돼야 할 것이다.
IMF는 시장의 완전 자율화 유도정책도 청산해야 한다.
중국과 칠레가 자금흐름을 적절히 규제, 금융위기에서 벗어나 있을 수
있었다는 것은 좋은 교훈과 본보기가 될 것이다.
국제금융위기의 보다 효과적인 극복을 위해 우리는 IMF를 대체할 세계금융
감독기구(WFA)의 창설을 제안한다.
WFA는 세계금융시장의 구조적 리스크(systemic risk)를 최소화 하자는데
가장 큰 목적이 있다.
이를 위해 각 회원국의 국내 또는 국제적인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고 그 결과를 회원국에 상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각국의 예금자와
투자자들이 과도한 리스크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을 수행토록 할
필요가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처럼 은행들이 과도한 부실채권을 보유하지 않도록 계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WFA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단기자금 위주의 국제자금 흐름을 장기투자
위주로 다시말해 "개발 투자형"으로 유도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계은행이 감독하는 "이머징 마켓을 위한 글로벌 폐쇄형 펀드"
(global closed-end fund for emerging markets)를 만들고 각국 정부로
하여금 단기자금의 준동을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도록 촉구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국제제도적 틀을 제시하는 일도 WFA의
중요한 기능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WFA는 국제금융시장 규제를 위한 제도적 표준을 마련하고 이를 회원국에
촉구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각국 중앙은행들간의 정책을 조율함으로써 금리의
동시인하와 환율안정에 기여하는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
또 IMF와 세계은행을 감독, 세계적 실업방지와 성장유지를 위해 각국의
경제정책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
-----------------------------------------------------------------------
< 약력 >
<> 존 이트웰 <>
*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박사
*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박사
* 미국 컬럼비아대, MIT 교수
* 영국 상원의원
* 영국 케임브리지대 퀸스 칼리지 학장
<> 랜스 테일러 <>
* 미국 캘리포니아대 경제학박사
* 하바드대 경제학 박사
* 미국 하바드대, MIT 교수
* NSSR 부설 경제정책분석연구소장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