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현정(20)은 가요계의 신데렐라다.

"그녀와의 이별" 단 한곡으로 하루 아침에 스타덤에 올라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요즘엔 하루 7~8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할만큼 그의 스케줄은 빡빡하다.

고정 게스트로 출연하는 라디오 프로그램만도 5개.

이른 아침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그를 찾는 곳이 줄을 잇고 있다.

당연히 몸이 배겨나질 못한다.

벌써 4번이나 응급실 신세를 졌다.

평소같으면 가기 싫어했을 병원이지만 이젠 오히려 가고 싶을 정도다.

"영양주사 맞으며 편안히 누워있다보면 응급실이 마치 안식처같이 느껴져요.

너무 힘들다 싶기도 하지만 팬들이 저를 이렇게 사랑하는구나하고 생각하면
그저 고마울뿐이죠"

인기 질주중인 그이지만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련의 연속이었다.

"그녀와의 이별"이 담긴 그의 데뷔앨범이 나온 것은 올해 초.

꿈에 그리던 음반을 들고 사방으로 뛰었지만 홍보부족과 시행착오로 노래
한번 제대로 부르지 못한채 활동을 접어야했다.

방송에서 간혹 나오던 그의 노래도 3월이 지나자 아예 자취를 감췄다.

절망적이었다.

그러던중 전환점이 찾아왔다.

한 프로덕션 대표가 그의 노래에 관심을 갖고 함께 일할것을 제의해온 것.

이때부터 그는 다시 태어났다.

새롭게 손질 한 그의 노래가 라디오 전파를 타자마자 그는 "떴다".

본격적인 활동을 한지 한달만에 30만장 이상의 음반이 팔렸다.

너무 빨리 성공하면 자만에 빠지기 쉽지만 그는 다르다.

방송가에서 그는 예의바르고 인사성 밝기로 소문나 있다.

방송국에선 모르는 사람에게도 인사를 할 정도다.

"이젠 제 얼굴이 알려졌잖아요.

비록 저는 모르는 사람이지만 상대방은 절 분명히 알아볼테니까 인사하는게
좋죠"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집에 돌아가면 자신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꼼꼼히
모니터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라디오도 일일이 녹음해 다시 들어보고 부족한 점을 찾아낸다.

2집 준비에 들어간 그는 이제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

1집의 성공이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을 생각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오랫동안 부르고 싶기 때문이다.

열심히 하면 인기는 저절로 찾아오는 것이니까.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