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대학 졸업예정자들의 취업률은 20%를 밑돌 전망이다.

17일 노동부 및 취업전문기관 등의 추정에 따르면 올 연말 대졸자에 대한
인력수요가 거의 없어 인턴사원을 포함해도 대졸자의 채용규모는 5만명수준
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취업희망자는 대졸예정자 16만5천명과 졸업후 미취업상태인 취업재
수생 15만명 등 총 30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여 5명중 한명만이 취업의 비좁
은 관문을 뚫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취업률은 교육부가 전국 대학으로부터 취합해 최근 발표한 98년
대학졸업자의 취업률 50.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본사가 주요그룹과 공기업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집계한 바에 따르
면 상반기중 신입사원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던 30대그룹은 하반기에도 공채
로 신입사원을 뽑지 않을 전망이다.

30대 그룹중 현대 한진 쌍용 한화 롯데 등 20군데는 이미 공채계획이 없
다고 밝혔다.

삼성 대우 LG 등 나머지 10개 그룹도 공채를 실시하지 않고 인턴사원을
뽑거나 계열사별로 필요인력을 충원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결과적으로 30대그룹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는 지난해(1만3천6백93명)의
20% 내외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포철 한전 등 민영화와 경영개혁을 추진하는 대부분의 공기업도 공채신입
사원을 뽑지 않을 계획이다.

포철은 지난 7월 선발한 28명의 인턴사원을 내년초 정규사원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한전과 한국통신은 지난해말 채용한 신입사원중 수백명에 대한 발령을 내
지 못한 상태여서 새로 사람을 뽑긴 어려운 형편이다.

금융기관중 산업 수출입 등 국책은행과 신한 하나 등 일부 은행만이 수십
명 정도의 신입사원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사들중에는 대우 동원 삼성 등 수익증권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곳에
서 수십명씩을 채용할 계획이다.

보험사중에는 교보생명 등 일부사만이 신입사원을 채용할 방침이지만 채
용규모는 극히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부의 독려로 인턴사원채용은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대우그룹은 연말께 최대 2천여명의 인턴사원을 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의 한 관계자는 "연말께 6개월에서 1년단위의 대졸 인턴사원을 뽑기
위해 계열사별 수요를 조사하고 교육과정을 마련중"이라고 설명했다.

SK도 10월중 1백50~2백명정도의 인턴사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부는 13일 현재 인턴사원을 뽑아 훈련계획을 승인받은 곳은 36개기업
1천4백69명이며 연말까지 50여개사에서 5천여명의 인턴사원을 선발할 것으
로 전망했다.

리쿠르트의 유제흥 정보관리팀장은 "올 연말은 채용규모를 가늠할 수 없
을 정도로 대졸자에 대한 인력수요가 거의 없다"며 "실업사태가 심화될 것
에 대비해 취업재수보다 인턴사원이나 임시직 인턴공무원에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도 대졸 등 고학력 실업사태는 물론 실업고교 졸업자중 절반 정도
만이 취업될 것으로 보여 실업문제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전국 실업계 고교생들의 올해 취업률도 50%를 조금 웃돌 것으로 전
망돼 사상 최악의 취업대란이 예상된다.

교육부 집계에 따르면 상업계 고교 3학년의 예상취업률이 25%에 그친 것
을 비롯해 전체 실업계 고교 학생 취업률이 지난해(91.6%)보다 크게 낮아진
5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익원 기자 iklee@ 김태완 기자 tw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