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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속의 역학 이야기] 작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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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철학은 타고난 천명의 물줄기를 거스르고자 하는 인간의 노력이다.

    물론 음양과 오행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역학의 분야를 크게 하늘과 땅, 그리고 인간에 관한 부분으로 갈라볼 수
    있다.

    성명학은 인간에 적용된 적극적 방술로 분류된다.

    대개의 술사들은 이를 사주명리학이나 관상학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생각한다.

    운이 활짝 열리는 개운을 담당할 수 있는 메커니즘의 개념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 의문이 생긴다.

    이름에 어떠한 힘이 있어서 인간의 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인가.

    성명학의 기본철학은 획수와 음성표상에 의한 음양과 오행의 조화로운
    배열이다.

    이름이 가지는 의미는 이러한 전제가 충족된 다음 고려된다.

    음성은 실제적으로 입에서 발음되어 나타나는 개념이다.

    만트라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명상에 쉽게 이르도록 도와주는 독특한 음성 표현이라고 정의해두자.

    히말라야를 끼고 있는 티벳 산중에서 울려 퍼지는 라마승들의 독경 속에는
    우주음이라고 하는 옴 소리가 포함되어 있다.

    믿기지 않겠지만 이 소리는 사방 1m 바위도 들어올린다고 한다.

    각종 초능력 서적 속에는 초정신적인 힘과 결부된 음성파형 신호의 가공할
    힘에 대한 언급이 들어 있다.

    이름이 인간의 운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명제는 일단 이름을 구성하는
    음성신호가 자연의 질서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타고난 천명 속에 부족되기 쉬운 오행 부분을 후천적인 이름에서 보충해
    보자는 것이다.

    한여름 폭양속에 태어나 물이 부족한 한그루 느티나무는 수원지로서의 금과
    천연수로서의 빗물을 가장 기뻐한다.

    후천적인 노력의 결과로 이름의 획과 음이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해주도록
    구성되어 있다면 타고난 천명을 어느 정도 보상해 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노력도 자연이 허용한 한계치내에서만 용인되는 것이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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