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와 LG의 반도체 분쟁은 재계의 자율구조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에 대한 손병두 전경련상근부회장의 답변은 긍정적이다.

그는 "현대와 LG가 현명하니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가 10일 이문호 구조조정본부장의 기자회견을 통해 반도체 단일회사의
경영권을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재계가 어렵게 마련한
자율구조조정안이 난항을 겪게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들은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분야는 "합의되는 대로
발표키로 한" 당초 일정에 따라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가 구조조정이 구체화되는 것을 전제로 금융지원을 약속했다는 점이다.

재계의 "패키지"형태로 타결보다는 각 업종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개별적으로
실천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한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재계가 어렵게 합의안을 만들어놓고도 "약속
위반"을 했다는 여론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현대와 LG의 경우도 남은 20여일 동안 협상의 묘를 살리면서
경영권 문제를 해결 지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제2차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점도 반도체를 제외한 다른 부분의
구조조정은 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손병두 부회장은 이날 회장단 회의 직후 전경련내에 구조조정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구조조정특위는 제1차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5대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
6대그룹 이하에서 10개 그룹을 대표를 추가해 15명으로 구성키로 했다.

구조조정특위는 조선 철강 건설중장비 공작기계 개인휴대통신(PCS) 등
업종을 대상으로 사업구조조정 방안을 협의하게 된다.

이로써 재계의 구조조정 대상 협종은 1차 7개 업종을 포함 12개 업종으로
늘어났다.

태스크포스 관계자는 "빠르면 다음주부터 업종별로 경영주체 선정을
마치는 등 구조조정이 활기를 띌 것"이라며 현대와 LG의 반도체협상이
재계의 구조조정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