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IBRD) 차관자금 10억달러를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신용보증기금에
출연키로 한 정부 방침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보증기관의 보증여력이 줄어들면서 신규 보증서 발급도 크게 감
소할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더 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관계자는 9일 "IBRD자금의 신보출연 방침이 IBRD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이때문에 당초 보증기관의 보증여력을 확대해 우량.수출중소기업을 지원키
로 한 계획이 벽에 부딛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경예산에서 확보된 5천억원은 대부분 보증기관의 대위변제
용으로 충당될 전망"이라며 "앞으로 특단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다면 11월
께부터는 순보증 공급이 거의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보증기관에 대한 추가 출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보증기관의 보증여력 상
실 <>순보증 공급 급감 <>은행창구 경색 <>중기자금난 등의 악순환이 불가피
하게 된다.

정부는 우량중소기업의 흑자도산은 막아보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6천억원
에 그쳤던 신보 및 기보출연금을 올들어 대폭 늘려왔다.

올해 신용보증기관에 출연한 돈은 예산과 아시아개발은행(ADB)차관자금 등
을 합쳐 총 2조9천억원.

보증기관은 이를 근거로 올들어 7월말까지 21조6천억원의 보증을 서줬으며
보증잔액은 31조1천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10조원은 은행의 기존 담보부 대출을 보증부로 전환해준
것이어서 신규 대출에 대한 순보증은 11조7천억원에 그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IBRD 자금을 추가로 출연해 신규대출 여력을 높이려 했으
나 IBRD측의 거부로 계획 자체가 무산됐다. 남궁덕 기자 nkduk@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0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