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이 4개월동안의 우여곡절끝에 8일 합병을 발표한다.

합병논의가 이뤄진 지난 4개월동안에 크고 작은 걸림돌이 산재했다.

이중 큰 고비는 세번으로 요약된다.

첫번째는 7월초순.

두 은행은 당초부터 합병파트너는 상대방밖에 없다는걸 익히 알고 있었다.

합병의 당위성에 대해선 전혀 이견이 없었다.

지난 5월 보람은행의 제의로 시작된 합병논의는 제법 구체적으로 진행됐다.

비록 두 은행간 감정싸움이 불거지긴 했지만 큰 변수는 아니었다.

그러나 7월 초순 상반기 가결산결과가 나오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당기순손실로 잠정 집계된 결산결과를 본 보람은 결산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합병하는게 유리하다고 판단, 하나은행에 매달렸다.

그러나 결산지침이 변경되면서 보람은행의 상반기실적은 하룻만에 이익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다시 대등합병을 요구했으며 하나은행에선 "결렬선언" 분위기가
강했다.

두번째 고비는 7월하순.

조흥은행이 보람은행에 합병을 전격 제의하면서부터다.

조흥은행은 보람은행의 대주주인 LG그룹에 합병을 제의했으며 이에 다른
대주주도 동의, 하나 보람은행간 협상은 다시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러나 이 고비는 8월중순 경영진단결과가 나오면서 마무리됐다.

국제기준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인 보람이 다시 전격적으로 합병에
나섰으며 두 행장은 합병조건을 타결했다.

마지막 고비는 합병조건 타결이후.

보람은행은 직원설득엔 성공했으나 대주주 설득이 여의치 않았다.

특히 3대 대주주중 두산그룹은 합병에 선뜻 동의했지만 LG와 코오롱은
여전히 반대의사였다.

이 와중에서 하나은행 내부에선 "재검토" 얘기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와 경영진 등의 전방위 압박으로 결국 두 대주주도 합병에
동의했다.

< 하영춘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