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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여록] 한국은행의 독립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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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든, 언론이든, 연구기관이든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다.

    그러나 최종판단은 우리가 한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31일 "중앙은행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주장에 이렇게 답했다.

    "정책에 대해선 여러 의견이 있는것 아니겠느냐"고 어물쩍 받아넘기던
    전과는 분명 달랐다.

    비단 내용만이 아니다.

    말투는 단호했고, 표정엔 비장감마저 서려 있었다.

    아예 "여론에 한번도 떠밀려본적이 없다"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전 총재의 이런 변화를 한은 직원들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한 직원은 "생각해 봐라.

    마치 지금의 경제위기가 한은이 돈을 풀지 않아서 초래된 것처럼 몰아붙이지
    않았느냐"고 반문한다.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 사방에 온통 적뿐이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따지고보면 이날 한은의 "총액한도대출 금리인하 및 한도증액"발표는
    여러가지로 달랐다.

    "지급준비율인하"를 밀어붙이던 재정경제부에는 30일에야 통보했다.

    2일로 예정된 경제대책조정회의를 하루 앞두고 발표하는 "배짱"도 부렸다.

    발표창구도 아주 이례적으로 전 총재가 직접 맡았다.

    말하자면 "통화정책은 중앙은행이 한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한은과 전 총재의 이런 소신은 타당하다.

    지난 4월부터는 법적으로도 독립됐으니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전철환식 독립선언"은 뭔가 찜찜하다.

    "우리가 알아서 한다"는 말이 꼭 "정부와 여론에 굴복, 통화를 확태키로
    한것이 아니다"는 "합리화선언"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하영춘 < 경제부 기자 hayou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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