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입찰추진사무국이 입찰참가업체들에 대해 각사가 제시한 부채탕감 등
부대조건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 부대조건의 철회여부가 기아및
아시아자동차 낙찰자 선정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일부업체들이 기아 입찰사무국의 이같은 요청에 대해 불공정입찰
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입찰사무국은 현대 대우 삼성 포드자동차 등 4개
응찰업체에 이날 정오까지 부대조건의 의미를 서류로 명확히 설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입찰참가업체의 한 관계자는 "부대조건을 들어주지않으면 인수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부대조건은 단지 희망사항인지를 분명히 해달라는 것이어서 조건
철회여부에 따라 낙찰자가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 관계자는 "입찰사무국의 요청에 대해 현대 포드는 제출한 서류를
수정할수 없다며 조건철회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컨소시엄과 상의해야 한다는 이유로 답변시한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대우는 이미 낙찰조건을 못맞춰 탈락했다고 덧붙였다.

입찰추진사무국은 그동안 입찰조건을 단 회사들은 탈락하게 된다는 원칙을
누차 밝힌 적이 있어 이번에 조건을 철회하지 않은 회사들은 당연히 탈락
하게 된다.

따라서 기아 입찰은 삼성의 답변내용에 따라 삼성이 낙찰자로 선정되느냐
유찰되느냐로 갈리게 됐다.

한 응찰업체 관계자는 "모든 업체들이 부채원금 탕감등의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를 철회할 것을 요청한다는 것 자체가 입찰관행에서 벗어난다"며 "낙찰자
를 낸다해도 입찰 공정성 문제는 반드시 제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시험 답안지를 모두 걷어 채점한뒤 문제를 다르게 낼테니
다시 답하라는 요청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며 "차라리 이번 입찰을
유찰 처리한뒤 재입찰에 부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조건을 철회한 1~2개 업체에는 삼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