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중호 서울대총장은 둘째딸이 고액과외로 물의를 빚은 것과 관련,
28일 사의를 표명했다.

선우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대 본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대
개혁을 주도하고 있는 총장으로서 이 사건과 관련해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며
빠른 시일안에 거취에 대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선우 총장은 "서울대가 새로운 각오로 교육개혁을 수행하는 시점에서 가족이
고액과외 사건에 연루돼 국민 여러분과 학교 구성원들에게 대단히 죄송하다"
면서 "앞으로 이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선우 총장은 지난 96년 이수성 전임 총장이 국무총리로 발탁되면서 총장직무
대행으로 일하다 교수직선에 의해 총장에 오른 뒤 서울대 개혁작업을 벌여
왔다.

이에 앞서 선우 총장의 부인 한모(55)씨는 이날 경찰의 재소환조사에서
"수능시험이 임박한 지난해 9월말 서울 강남 한신학원 원장 김영은씨에게
둘째딸의 과외비로 2천만원을 지불했다"고 진술했다.

한씨는 그러나 "남편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으며 모두 내가 상의없이
한 일"이라고 말했다.

한씨는 지난 26일 1차 소환조사에서는 "지난해 9월 담임교사 소개로 학원을
찾아갔으나 상담만 하고 돌아왔다"며 딸의 고액 과외사실을 부인했었다.

한편 경찰이 이날 공개한 고액과외 관련 학부모 74명중에는 선우 총장을
비롯 H백화점 지점장, 한국전력간부, K보험사 이사, J대 보직교수, 주택은행
지점장, 법무부간부 등 부유층및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망라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이건호 기자 leek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