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선비들은 눈 내리는 소리를 즐기는가 하면 정자에 앉아 못속의 연꽃 피는
소리로 시흥을 돋웠다고 한다.

물론 이런 소리가 실제로 귀에 들렸을 리 만무하다.

자연의 생명활동이 하나의 음악에 비유될 정도로 신비롭다는 뜻일 게다.

자연의 음악에 비교할 바는 못되지만 나무통과 여섯개 줄이 엮어내는
통기타도 소리가 풍부하고 또 다양하다.

오케스트라에 견줄만 하다고 베토벤도 인정했다.

하지만 너무나 대중적인 악기여서 가치가 반감되는 면도 없지 않다.

이렇듯 평범하면서도 오묘한 그 무엇을 지닌 통기타를 닮은 사람들이 지난
3월 의기투합했다.

통기타동호회 "괜찮은 사람들"을 만든 것이다.

"생명의 등불을 지키는 병원과 기타소리"-.

우리 동호회에는 뭔가 성스러우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가득하다.

창립한지 6개월여만에 회원이 50여명으로 불어난 까닭도 여기에 있으리라.

회원들은 통기타를 통해 잠재해 있는 음악의 "끼"를 한껏 발산하고 있다.

빡빡한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소를 찾은 것이다.

또 병원직원으로서 환자보호자들에게 미약하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 모임은 매주 화요일 기타 초보자들을 위한 강습을 하고 있다.

6개월이란 세월이 짧지만은 않았는지, 기타코드가 뭔지도 모르던 초보자들이
중급이상 실력을 갖추게 됐다.

오는 11월에 계획중인 "제1회 정기공연"도 이제는 자신있다는 표정들이다.

이만큼 되기까지엔 회원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전기주 임상병리사의 힘이
컸다.

또 회계를 맡는 최영주 간호사와 박재홍 부회장도 우리 모임의 기둥이다.

회장은 필자가 맡고 있다.

우리 동호회는 앞으로 기타강습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가며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한 소규모 공연도 자주 가질 계획이다.

젊고 활기차고 자유로운 분위기속에 진지함도 갖춘 멋있는 모임을 만들어
갈 것이다.

임배만 < 서울중앙병원 원무팀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