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퀴엠"은 죽은 사람의 영혼을 편히 쉬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진혼곡이다.

모차르트, 베르디 등이 남긴 작품과 함께 근대 프랑스 서정파 음악의
기초를 세운 가브리엘 포레(1845~1924)의 곡이 명곡으로 꼽힌다.

제1곡 입당송(키리에)에서 제7곡 천국에서(인 파라디슘) 등 모두 7곡으로
구성된 포레의 레퀴엠은 특히 조용하고 평화로운 신앙의 세계를 함축해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고통스런 죽음이 아니라 사후세계의 행복에 대한 열망"이 장엄한 선율에
녹아있다.

고음악과 원전연주 음반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소규모 음반사 "아르모니아
문디"의 창립 40주년 기념음반중 하나인 포레의 레퀴엠은 죽음에 대한 그의
개인적 철학을 더욱 짙게 느끼게 해주는 음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창자인 아그네스 멜론(소프라노), 피터 쿠이(바리톤)와 앙상블 뮤지크
오블리크의 연주가 특히 정갈하다.

포레의 레퀴엠은 1885년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쓰여졌다.

1888년 파리 메델렌성당에서 거행된 한 장례식에서 처음 연주됐다.

이 곡은 원래 실내악 편성으로 만들어졌다.

1900년 이후에는 그의 제자인 로저 듀카스가 재구성한 것으로 알려진
관현악 편곡이 더 널리 연주되고 있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