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국제경쟁입찰의 유찰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 대우 삼성 포드 등 응찰업체 대부분이
입찰서류를 제출하면서 기아 및 아시아 부채의 원금탕감등을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입찰서류에 입찰조건과 배치되는 조건을 내걸었을 경우 자동으로 탈락하게
된다.

물론 1개사만이라도 조건을 달지 않았다면 낙찰자로 선정된다.

그러나 만약 4개사가 모두 서류에 조건을 붙였으면 입찰은 유찰될 수밖에
없다.

기아 입찰이 유찰될 경우 기아사태 해결은 물론 재계가 추진중인
사업구조조정(빅딜) 일정에도 큰 차질을 빚게될 것으로 보여 입찰 결과가
주목된다.

기아 입찰에 참여한 한 업체 관계자는 "4사 전부인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대부분 조건을 달아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따라서 1차
입찰은 유찰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응찰업체들이 부채원금탕감 조건을 내건 것은 기아 및 아시아 부채가
12조8천억원 규모(안건회계법인 실사치)로 낙찰을 받아도 회생이
불투명한데다 인수하는데 추가로 1조7백20억원 이상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채권단은 부채 원금은 한푼도 깎아주지 않은채 상환조건만
조정해놓은 상태다.

만약 이런 조건으로 낙찰을 받는다면 12조8천억원의 부채로 기아 회생은
물론 인수업체까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일부 부채가 확인소송에 들어가 있어 추가로 부채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따라 입찰에 의향서를 제출했던 업체들은 실사기간동안 계속
부채원금탕감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기아 입찰추진사무국은 응찰업체들이 어떤 조건을 달았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10명 내외로 구성된 평가위원들이 원칙대로 평가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종대 기아자동차 기획담당사장은 "조건을 달았다면 낙찰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원칙이며 모든 응찰업체들이 조건을 달았다면 유찰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열 기아 관리인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유찰이 될 경우 재입찰을
실시할지 아니면 수의계약으로 매각방식을 변경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전경련 태스크포스는 10개 업종에 대한 사업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하면서 자동차산업에 대한 논의는 기아입찰이 마무리되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유찰될 경우 전체적인 사업교환에 이견이 생길 수 있어 빅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 김정호 기자 jh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