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이청자씨의 그림은 독특하다.

정물과 풍경이 한 화면에 동시에 들어 있다.

그것도 정물과 풍경이 창같은 매개물로 격리되지 않은 채 그대로 그려진다.

풍경화의 일반적 조형개념으로 볼때 납득하기 어려운 이미지의 조합이다.

하지만 이같은 조합이 생경한 느낌을 주기보다는 "보는 즐거움"과 함께
새로운 미적 체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27일부터 9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734-0458)에서 갖는
개인전에서도 이씨는 정물과 풍경을 함께 그린 작품들을 내놓는다.

"정물화와 풍경화의 만남"을 주제로 하는 이 전시회의 출품작은 모두
40여점.

푸른 산과 들을 배경으로 흰 탁자위에 놓인 노란 꽃, 짙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화면 전면에 크게 부각시켜 그린 붉은 꽃, 또는 배경에 추상적
이미지를 도입하고 세부묘사를 생략한채 거친 터치로 그려낸 화병과 꽃등을
선보인다.

이씨의 작품에서 산이나 바다등의 자연풍경은 대부분 배경에 자리잡고
꽃 과일등 정물은 화면 전면에 배치된다.

빨간색 노란색등 강렬한 원색계열의 색깔로 그려진 정물은 작품을
전체적으로 밝고 화사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씨는 "평생 몸담았던 교직에서 이달말 명예퇴직하는 만큼 이제부터는
전업작가로 활동할 예정"이라면서 "자유로운 조형의 맛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정환 기자 jhlee@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