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구조개혁만이 한국경제의 유일한 탈출구"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처방이다.

단기적인 고통을 참고 신속한 구조개혁을 추진하는게 위기극복의 지름길이란
주장이다.

설광언 KDI 연구위원은 "구조개혁 지체는 불황을 장기화하고 국민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구조조정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일본의 경우 장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반면 80년대에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미국은 번영을
누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구조조정 당면과제를 기업부실과 금융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단절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실기업과 금융기관 정리는 이에 따른 당연한 처방이다.

이 과정에는 기득권의 반발등 여러가지 난제가 쌓여있다.

정부만이 이같은 장애물을 제거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에 드라이브를 걸수
있다는게 KDI측의 견해다.

이익집단의 저항을 극복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낼수 있는 주체는
정부뿐이기 때문이다.

또 구조조정 초기에 드는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는 것도 정부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KDI가 제시하는 분야별 구조조정 방향.

<> 금융개혁 =우량 금융기관과 부실기관을 차별화, 건실한 선도 금융기관
출현을 유도해야 한다.

마비상태에 이른 신용시스템을 조속히 재건하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
부실부문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특히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주와 임직원의 자기책임원칙을 명확히 해야 한다.

주주는 감자(자본금줄이기) 등을 통해 경영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부담해야
한다.

또 임직원들에겐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

<> 기업 =기업구조조정의 3대 축은 부실기업 정리, 지배구조 개선, M&A
(인수합병) 활성화다.

이미 도산한 기아와 한보를 조속히 처리, 기업구조조정의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대기업의 대주주가 사실상의 경영자로서 기업경영에 관여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

원활한 구조조정을 위해선 지주회사를 제한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 재정 =구조조정을 위해선 일시적인 재정적자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구조조정을 과감하게 추진해야 더 큰 국민경제적 비용발생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적극적인 공기업 매각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는 한편 조세제도및
행정개혁을 통한 세수증대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각종 비과세및 감면제도를 대폭 축소하고 음성.탈루 소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

< 유병연 기자 yooby@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