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사태는 정부의 마지막 중재까지 실패함에 따라 공권력투입을
피할수 없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있다.

노사는 경찰병력 투입이 임박한 가운데서도 한치의 양보도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있는 노조는 "정리해고 철회"라는 원칙에서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회사측도 "정리해고 불가피"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해진 가운데 국민회의 의원들이 18일 오후 울산 현대
자동차에 내려가 막바지 설득작업을 벌였다.

국민회의 의원들은 19일에도 노사양측에 타협하도록 종용할 계획이어서
이 결과에 따라 공권력 투입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 =노조는 정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한명의 정리해고도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광식 노조위원장은 이와관련, "회사측이 6백여명을 정리해고하지않고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데도 당초 입장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며
"정리해고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리해고 인원과 무급휴가인원을 6개월씩 순환휴가시키고 수당들을
줄여 연간 2천6백87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민주노총이 정리해고를 수용한 것은 불가피한 경영상의
이유가 있을 때를 전제한 것이라며 회사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반발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회사측이 정리해고를 하지않는다면 언제든지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였다.

김위원장은 "현대자동차사태로 상당수 협력업체들 노동자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모기업에서 정리해고가 단행될 경우
하청업체에도 정리해고가 뒤따르게 된다"며 투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에따라 정부와 회사가 공권력 투입을 투입하더라도 근로자들의
생존권유지를 위해 결사항전으로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회사 =협상 중재 실패에 대해 회사측은 안타깝기만 하다는 반응이다.

회사측은 이미 1천5백38명의 정리해고 대상 규모를 6백15명까지 줄인
최종안을 냈지만 노조측은 한발짝도 양보하지 않고 있다며 더이상 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회사측 한 관계자는 "노조는 정리해고자에 대한 회사의 양보도, 조업재개를
위한 간곡한 당부도, 노동부장관의 중재도 모두 거절했다"며 "이제는 회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도 헛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정 수준의 정리해고는 받아들여달라는 이기호 노동부장관의 요청에
대해 노조는 정리해고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회사와 노조의 의견차는 좁혀질 수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따라서 공권력 투입이라는 "최후 수순"에 의지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금까지 9만여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회사가
7천7백13억원, 협력업체들이 6천4백67억원 등 모두 1조4천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더욱이 생산 차질이 길어지면 수출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공장
가동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부는 현대자동차사태를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하기위해 막바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못할 경우 공권력을 투입한다는
입장이다.

이기호 노동부장관은 17일 저녁 울산 현대자동차를 방문, 노사대표를 만나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요구하면서 최후통첩성 중재안을 제시했다.

이장관은 이자리에서 노사양측이 18일 낮12시까지 정부의 중재안에 대해
응답해줄것을 주문했다.

이장관은 노조에 대해 정리해고 자체에 대해서는 인정을 한후 협상에
임해달라고 주문했다.

회사측에 대해서는 노조가 정리해고를 받아들일 경우 해고인원수를
조정해달라는 중재안을 제시했다.

한편 노무현 정세균 조성준 조한천 의원 등 국민회의 중재단은 현대자동차
노조측 대표들과 만나 회사측의 정리해고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19일 오전에도 회사측과 노조측 대표들을 잇따라 접촉, 중재에
나선다.

< 김정호 기자 jhkim@ / 김광현 기자 kkh@ 울산=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