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기택 총재대행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취임후 첫 1주일은 여러 계파의 틈바구니에서 무력감도 느꼈지만 특유의
오기와 끈기로 당 안팎의 난제들에 자기식대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우선 당면 최대 현안인 총리인준안 처리에 있어 국회 조기정상화를 바라는
여론을 활용, 당내 원칙론자들의 강경한 목소리를 잠재우는데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또 "민생법안처리특위" 등을 통해 민생현안을 처리하고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은 "8.31 전당대회"이후로 미루려던 비당권파의 기도에 제동을 걸었다.

"원구성과 총리인준안 일괄 타결"이라는 입장도 관철시켰다.

여기에 국회부의장 및 상임위원장 후보 선정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
본인이 선호하는 인물들을 상당수 포진시켰음은 물론이다.

이와함께 당권경쟁 과정에서 표출되고 있는 이 총재대행의 "줄타기" 행보도
눈길을 끈다.

이 대행은 지난 12일 자신의 계보인 "민주동우회"모임에서 "대세 따르기"
노선을 결정, 당내 다수세력인 이회창 명예총재 지지를 시사했으나 17일에는
집단지도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권파인 이한동 김덕룡 전부총재, 서청원 전총장의 "반 이회창연대"의
입장에 동조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당내 일각에서는 이 총재대행이 당 운영에 일정한 지분을 확보
하기 위해 과거 평민당과 "미니 민주당"의 합당때와 같은 특유의 "버티기"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