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조수미는 나라의 굵직한 행사에 빠지지 않는 단골 초대손님이다.

이번 8.15 기념행사에도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15일 KBS홀에서 열린 "나라사랑 국민화합 음악회"무대에 올라 "아리
아리랑" "꽃구름 속에" 등의 노래로 8.15와 제2 건국의 첫걸음을 축복했다.

그가 이번에 새음반(에라토)을 들고 왔다.

지오르다니의 "카로 미오 벤"을 타이틀곡으로한 "이탈리아 가곡집"이다.

그가 처음으로 피아노 반주에 맞춰 녹음한 음반이다.

"제가 제일 즐기고 잘하는 노래만을 모았습니다.

성악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기본이 되는 곡들이지요.

듣고 따라 배울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의 말대로 이 음반에는 부드럽고 서정성이 풍부한 이탈리아 가곡 20곡이
담겨 있다.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뚫고 나와 청중을 압도하는 "콜로라투라의 여왕"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노래들이다.

"사실 제가 추구하는 것은 서정미 넘치는 깊이 있는 음악이죠.

콜로라투라란 말로 대표되는 고난도의 화려한 기교만이 제 노래의 전부는
아닙니다"

그는 드러나지 않은 자신의 또다른 목소리의 참맛을 이 음반에 녹여내고
있다.

"오 내사랑, 오 내 기쁨, 이내 말씀 들어주게..."로 시작되는 지오르다니의
"카로 미오 벤", 헨델의 오페라 "리날도"에 나오는 "울게하소서", "줄리어스
시저"의 대표곡 "오 눈이여, 나 그를 찬미하리"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어린아이 눈을 보듯 선연하다.

"한국인으로 태어난게 늘 고맙고 자랑스러워요.

카라얀이 1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한 목소리라고 격찬한 것도 동양적인
음색을 높이 산 것이지요"

그는 18일 출국, 프랑스 파리에서 한국의 음악인으로는 처음으로 "팝
스타일"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한다.

이후 다음달 말까지 브라질 공연길에 오른다.

로스앤젤레스 파리 런던 등지에서의 공연도 예약돼 있다.

오는 2000년에는 뉴욕에서 자다가 일어나서도 할 수 있는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역을 맡아 21세기를 열 계획이다.

< 김재일 기자 Kji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