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정부의 외환보유고 5백억달러 확충 계획은 가능할까"

정부가 최근 엔화 급락,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우려 등 악화되고 있는
대외여건에 대비해 "비상용"으로 가용외환보유고를 최대 5백억달러까지
쌓기로 함에 따라 그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게 재정경제부의 설명이다.

지난 7월말 현재 가용외환보유고는 총 3백92억6천만달러.

작년말의 88억7천만달러에서 금년 1-7월중에만 3백3억9천만달러를
더 쌓았다.

국제통화기금(IMF)지원금 59억달러를 포함한 해외차입 1백18억달러와
한국은행이 국내은행에 작년말 지원한 지원금(2백32억9천만달러)중 회수한
1백30억1천만달러 등이 큰 보탬이 됐다.

문제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외환보유고로 들어올 달러다.

일단 확실하게 들어올 돈부터 따져보자.

제일 큰 게 국내은행에 대한 한은 지원자금 회수분.

연말까지 50억달러의 상환계획이 잡혀있다.

또 IMF와의 3.4분기 합의에 따른 추가 차입금 10억달러와 세계은행(IBRD)
지원금 20억달러 등 모두 30억달러 정도가 국제기구로부터 들어올 예정이다.

이것만 합쳐도 80억달러가 된다.

여기에 내년 상반기중 상환 예정인 국내은행에 대한 한은 지원금 52억달러중
20억달러 정도는 조기에 회수될 것으로 재경부는 판단하고 있다.

올 연말안에 갚을 경우 이자가 연 4%이지만 내년에 상환하면 6%로 이자가
2%포인트나 올라가 은행들이 서둘러 갚을 것이라는 예상.

이렇게 따지면 앞으로 연말까지 1백억달러 정도의 신규 외환보유고 확보가
가능한 셈이다.

이것을 7월말 가용외환보유고(3백92억6천만달러)에 합치면 4백92억6천만
달러.

여기에 한은 지원자금의 이자 등 기타 수입을 포함하면 가용외환보유고는
5백억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

물론 외환보유고에서 빠져 나갈 돈도 있긴 하다.

가장 큰 것이 연말 상환예정인 IMF차입금 31억달러(이자 2억달러 포함).

그러나 이 돈은 사정에 따라 1년간 만기를 연장할 수 있어 꼭 연말에 갚을
필요는 없다.

이를 감안하면 외환보유고 5백억달러 목표가 허황된 것이 아니란 얘기다.

다만 외환보유고를 무조건 많이 쌓는게 바람직한가는 별개의 문제다.

김우석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외환보유고는 외국은행에 예치시키더라도
언제든지 빼내 쓸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자가 낮을 수 밖에 없다"며
"그만큼 다른 쪽에 활용하는 것보다는 비용이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재경부는 비상용으로 최대 5백억달러까지의 외환보유고 확보방안은
마련해 놓되 대외여건을 봐가며 외환보유고 수위를 조절해 나갈 계획이다.

< 차병석 기자 chabs@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