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금융공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주가 통화 채권할 것 없이 모든 금융지표에서 "패닉"의 경고음이 울린다.

제 2의 인도네시아로 전락할 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러시아의 대표주가지수인 RTS지수는 올들어서만 70%이상 무너졌다.

하루에 10% 폭락도 예사다.

지난 11일에 이어 13일에도 또다시 주식 매매가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작년말 달러당 5.8루블선에 머무르던 화폐가치는 6.4루블을 바라보고
있다.

국채가격도 형편없이 떨어졌다.

정부 채권 수익률은 1월 40%선에서 이제 1백50%를 들락거리고 있다.

유로채 수익률이나 기타 공채수익률도 각각 연 30%와 50%로 뛰어올랐다.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졌다는 뜻이다.

외국투자자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러시아 자산을 팔아치우고 있다.

"전시상태에나 있음직한 투매(짐 애드워드 위스콘신 투자신탁 애널리스트)"
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러시아 금융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된 것은 무엇보다 러시아 정부의
개혁프로그램이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어서다.

2백26억달러에 이르는 IMF의 구제금융 결정이후에도 경제개혁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IMF에서 끌어온 경제 안정화 차관은 대부분 루블화 방어로 새나간다.

여기에 최근 세계경제가 악화되면서 러시아 금융불안에 기름을 끼얹었다.

역시 아시아 위기의 전염효과가 컸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