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성들은 아직도 성에 대한 지식이 적다.

특히 피임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할 정도다.

한 조사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임여성중 피임의 종류에 대해 잘 안다고
대답한 사람은 14%에 불과했다.

인공유산을 피임의 한 방법쯤으로 여겨 여러차례 유산하는 사람도 많다.

다음 세대의 건강을 책임진 여성들이 소중한 몸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피임연구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96년 각 병원의 뜻있는
산부인과 전문의들이 만든 모임이다.

올바른 피임정보를 제공해 여성과 사회전체의 건강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결성한 것이다.

현재 회원은 15명.

강병문(서울중앙병원) 서창석(서울대병원) 정혜원(이대목동병원) 최두석
(삼성서울병원) 이치형(아주대병원) 등 전문의들이 주요 멤버다.

회장은 필자가 맡고 있다.

피임연구회는 피임에 대한 세미나와 자료발표 등을 위해 매달 한 차례씩
정기모임을 갖는다.

또 대한가족계획협회와 함께 대학가및 문화센터 등에서 가임여성들을
대상으로 피임강좌를 열고 있다.

특히 이 강좌에는 전여옥씨 등 유명 여류인사가 참여해 참가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밖에 가족계획협회의 성교육프로그램도 돕고 있다.

성교육전문가가 보건소공무원이나 초중고 교사 등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피임에 관한 내용만큼은 우리 회원들이 직접 나서 가르친다.

슬라이드와 소책자를 만들어 배포하는 것도 자료축적이란 면에서 중요한
일이다.

최근 출생률이 줄어들자 정부는 가족계획정책을 중단했다.

인구가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혼모는 더 늘어나고 낙태도 스스럼없이 행해지고 있다.

더 큰 문제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피임연구회는 이런 사회문제를 예방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임순 < 순천향대학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8월 14일자 ).